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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바리 조기 철거·역보 무단 설치…광주화정아이파크 ‘붕괴 요인’
무단시공 부실공사, 현대산업 지시 정황 드러나
붕괴현장에 남아 있는 동바리 등 고의 철거의 흔적[연합]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중인 광주화정아이파크 공사 붕괴 원인이 동바리 조기 철거와 역보의 무단 시공 등 불법·부실 공사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본부는 현대산업개발 관계자의 지시로 규정에 어긋나는 동바리 제거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해 붕괴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또, 정상적인 설계 변경 없이 수십t 무게의 ‘T’자 형태의 수벽인 역보를 설치해 건물에 하중을 줘 연쇄 붕괴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무단 시공과 부실 공사를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이 직접 지시하고, 협의한 정황을 확인했다.

붕괴사고 현장에서는 36층에서 38층에 걸친 동바리가 모두 제거된 것으로 나타나 연쇄 붕괴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동바리는 지지대(서포트)를 지칭하는 용어로 최상부 거푸집과 콘크리트 타설의 시공 하중을 하부층이 견딜 수 있게 설치하는 것이다.

국가 표준시방서상에는 30층 이상, 120m 높이 이상 건축물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거푸집 공사를 진행하면 하부 3개 층에 동바리를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붕괴사고 현장의 하부층인 38층 이하는 모두 동바리가 제거된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39층 콘크리트 타설 시공 하중을 하부층이 지탱할 수 없어 건물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119 구조대원들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철근 콘크리트 공사를 진행한 하청업체는 지난해 12월 28일 36층에서 37층을, 지난 1월 8일 38층에 설치된 동바리를 모두 철거했다. 하청업체 측은 ‘동바리 철거가 현대산업개발 현장 책임자의 지시였다’고 진술했다.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은 벽돌 쌓기와 창호 설치 등 내부 골조 공사를 위해 동바리를 조기에 철거했다. 공기가 단축되고 공사비 절감 등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하청업체도 동바리를 내렸다가 다시 위로 올려 옮겨야 하는 비용 부담을 덜어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수십t 무게의 ‘T’자 형태의 수벽인 역보의 무단 설치도 붕괴요인으로 지목됐다. 붕괴가 진행된 39층 아래 PIT(설비 공간) 층은 높이가 0.55~1.5m로 다양하게 나뉘는데, 1.5m 높이 구간에는 목제 선반을 동바리로 받치는 '헛보'를 만들어 특수 거푸집인 데크 플레이트(이하 데크)를 올려 시공했다.

그러나 PIT 층의 높이가 0.55m에 불과한 곳에는 동바리를 설치할 수 없어 역보 7개를 설치해 그 위에 데크를 올려 콘크리트를 타설했다. 역보 7개는 각각의 두께가 30~40㎝에 달해 무게가 모두 수십t에 이뤄 시공 하중에다 수십톤의 무게가 더해져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기존 헛보를 설치해 시공한 곳은 무너지지 않았고, 역보를 설치해 시공한 곳만 무너져 내렸다.

역보는 안전성 검토를 거쳐 설계 변경을 거쳐야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은 이를 무시했다. 역보는 내부에 철근을 넣지 않고 콘크리트로만 만들었는데, 설계 변경을 거치지 않고 무단 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화정아이파크 상층부 집중수색

현대산업개발은 동바리 미설치와 역보 무단 설치 등을 직접 지시하고 협의한 정황이 드러나 사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경찰은 붕괴의 직접적인 책임자로 현산 현장소장과 직원, 감리, 하청업체 관계자 등 10명을 입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동안 드러난 과실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해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나면 적극적인 신병 처리도 검토할 방침이다.

또,하청업체 대표 1명을 추가 입건하고 재하도급 의혹 규명에 나섰다. 붕괴사고 당시 콘크리트 타설은 철근콘크리트 하청업체 직원들이 아닌 노무 약정서를 체결한 펌프카 장비 업체 직원 8명이 한 것으로 파악됐다.경찰은 편법 재하도급에 무게를 두고 관련 수사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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