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현지 충전업체 ‘NaaS’와 협력
기아, ‘EV5’ 등 현지 공략형 신차 출시
전기차 점유율 놓고 판매전략 대격돌
테슬라 ‘모델 Y’. [테슬라 홈페이지 캡처]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와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이 차량 가격을 낮추고, 공략형 신차를 내놓는 등 중국 전기차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지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늘리는 가운데 공격적인 가격정책과 현지 특화마케팅을 앞세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6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4일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를 통해 ‘모델Y 롱레인지’ 가격을 기존 31만3900위안(약 5745만원)에서 29만9900위안(5489만원)으로 내린다고 발표했다. 또한 ‘모델 Y 퍼포먼스’는 기존 36만3900위안(6660만원)에서 34만9900위안(6404만원)으로 몸값을 낮췄다.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가격 인하를 단행한 것은 올 들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1월에도 ‘모델 3’와 ‘모델 Y’의 중국 내 판매가격을 6∼13.5%가량 내렸다.
업계에서는 점유율 감소가 테슬라의 가격 인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량은 모두 6만4285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128% 늘었지만 전월보다 31.4% 감소한 수치다. 반면 중국 전기차 선두 업체 BYD는 올해 26만2161대를 인도하며 점유율 40%를 넘어섰다.
경쟁 업체들의 가격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달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9종의 가격을 최대 6만위안(1098만원)까지 낮추기로 했고, 중국 링파오는 판매가격이 20만위안(약 3661만원) 수준으로 형성된 승용차 가격을 2만위안(약 366만원) 내렸다.
기아 ‘콘셉트 EV5’ 외관 디자인. [기아 제공] |
현지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현대차그룹은 테슬라의 두 번째 가격 인하 결정 발표 당일 중국 전기차 충전네트워크업체 NaaS와 현지 전기차 충전 서비스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중국 고객맞춤형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개발하고, 중국의 전기차 라이프를 선도할 다양한 연계 서비스와 신기술 실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아는 최근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과 협업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골자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신차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차는 고성능 N브랜드의 중국 시장 진출을 선언, 예비 고객들을 대상으로 체험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현지 특화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기아는 연내 현지 전략형 모델인 준중형 전기 SUV ‘EV5’를 출시하고,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EV6’와 대형 전기 SUV ‘EV9’을 차례대로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기아는 EV5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산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아닌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고, 충전 역시 800V 고전압 대신 400V 시스템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순수 전기차는 모두 507만대다. 이는 전년 대비 86.1% 늘어난 수치다.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3.3%다. 같은 기간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162만대)의 두 배를 훌쩍 넘기는 수치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가장 큰 시장 규모를 확보, 전기차 분야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인 만큼 전기차 가격을 비롯해 배터리, 충전 인프라 조성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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