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선방
중국 증설로 기초 화학제품 수익성 악화
LG화학·롯데케미칼, 신사업 강화 계획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롯데케미칼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석유화학업계 시황이 좀처럼 반등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LG화학, 롯데케미칼이 고부가가치 사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이다.
기초 석유화학 사업은 중국 기업들의 증설 여피에 따른 마진 악화로 적자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고부가 제품과 이차전지 등을 다루는 사업에서는 흑자가 이어지면서 대조를 이뤘다. 중국이 기초 제품에 대한 자급률을 계속 높이는 만큼 국내 석화업계는 신사업을 통해 반등의 기회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 첨단소재 부문에서 영업이익 751억원을 달성했다. 전년(713억원) 동기 대비 5.3% 상승한 것으로, 같은 기간 적자 폭이 커진 기초소재 사업(-465억원 → -828억원)과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고수익 지역 수출 확대, 제품 수익성 개선으로 첨단소재 영업이익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사업은 ‘스페셜티’라고 불리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다룬다.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카보네이트(PC) 등이 대표 제품이다. 고기능성 소재인 ABS는 텔레비전, 라디오 같은 가전 부품에 주로 사용된다. PC는 자동차 헤드램프, 방음벽 등에 적용된다.
LG화학 역시 신사업 부문에서 선방했다. 이차전지 소재인 양극재, 반도체 소재 등을 다루는 첨단소재 부문에서 2분기 영업이익 1850억원을 달성했다. LG화학의 주요 사업군(LG에너지솔루션 제외) 중에서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탄소나노튜브(CNT)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군에 대해 LG화학은 “탄소나노튜브(CNT) 등이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CNT는 전기, 열 전도율이 다이아몬드와 동일하면서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하는 차세대 소재다.
LG화학 여수 CNT 공장 전경. [LG화학 제공] |
석화업계에서 고부가가치 사업의 중요성은 계속 커지고 있다. 중국은 에틸렌으로 대표되는 기초소재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이 증설을 멈추지 않는 한 기초소재들의 수익성은 당분간 크게 반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에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제외한 값)는 t당 136.62달러에 그쳤다. 수익성 확보 마지노선으로 통하는 t당 300달러에도 한참 미치지 못한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업황 악화 속에서도 고부가가치 사업 강화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지난 5월 충남 대산에서 CNT 4공장을 착공했다. 공장이 준공되면 LG화학의 CNT 생산능력은 현재의 두 배 이상인 6100t으로 확대한다. 롯데케미칼은 제품군 확대을 통해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 매출을 현재 7조원대에서 18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차전지 소재 부문에서도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인다. LG화학은 올해 연산 12만t 규모의 니켈 생산능력을 2028년 47만t까지 확대한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외 신규 글로벌 고객사 비중은 4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를 완료, 하이엔드 동박 생산량을 키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동박 생산량을 올해 6만t에서 2028년까지 24만t까지 늘린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석유화학 분야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뤘지만, 기초소재를 제외한 다른 제품군에서는 여전히 우리나라와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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