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3월 중국서 '콘셉트 EV5' 최초 공개
업계 “완성도 관건…제2의 셀토스 될 수도”
기아 ‘콘셉트 EV5’. [기아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기아 첫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5’가 세계 시장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소형 SUV ‘셀토스’의 성공신화를 재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연내 중국 시장에서 EV5 양산형 모델을 출시, 현지 전동화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기아는 앞서 지난 3월 중국 상해 E-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기아 EV 데이’에서 ‘콘셉트 EV5’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기아는 이 행사에서 콘셉트 EV5 외에도 ‘EV6 GT’를 선보이고, 플래그십 전기 SUV ‘EV9’ 영상을 상영하며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기아가 중장기 전동화 전략과 더불어 전용 전기차 모델(콘셉트카 포함)을 한국과 미국, 유럽 시장이 아닌 중국 시장에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 관계자는 “브랜드 첫 준중형 전기 SUV 콘셉트 모델을 한국과 미국, 유럽 지역이 아닌 중국 시장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것은 현지 전동화 시장에서의 반등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의 EV5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은 앞서 소형 SUV 셀토스 출시 때와 닮았다. 기아는 앞서 지난 2019년 글로벌 SUV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 차종인 셀토스의 월드 프리미어 행사 장소로 인도를 선택했다.
당시 기아는 인도 자동차 시장이 일본을 제치고 글로벌 ‘빅3’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내다보고 우수한 딜러를 확보하는 등 셀토스를 앞세운 현지 맞춤형 마케팅 활동에 열을 올렸다.
기아 ‘EV6 GT’(왼쪽부터), ‘콘셉트 EV5’, ‘콘셉트 EV9’. [기아 제공] |
기아의 전략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인도 자동차 시장 규모는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기준 476만여대를 기록,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빅마켓’으로 자리매김했다.
셀토스의 판매량 역시 덩달아 상승곡선을 그렸다. 셀토스는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모두 10만1569대가 팔렸다. 이는 같은 기간 인도 전체 판매량(25만5000대)의 약 40%를 차지하는 수치다.
인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셀토스는 미국과 유럽은 물론 국내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셀토스는 2019년 7월 출시 이후 출시 3년 만인 올해 1분기 기준 누적 107만6781대가 팔리며 국내 소형 SUV 가운데 현대차의 ‘코나’ 이후 두 번째로 누적 판매 100만대를 넘어섰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최근 기아 전동화 모델이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우수한 상품성을 입증한 만큼 하반기 출시를 앞둔 EV5가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전기 준중형 SUV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국과 인도 시장 모두 ‘마이카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은 만큼 수요가 급증할 수 있는 여력이 크다”며 “셀토스가 기아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우수한 상품성이다. EV5 역시 앞서 공개된 콘셉트 모델의 디자인을 고스란히 계승하고, 내구성이나 편의성 등 다양한 부분에서 글로벌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과 평가를 받는다면 얼마든지 ‘제2의 셀토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형 SUV ‘셀토스’. [기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