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만 123명 증가
높은 업무강도 등도 이탈 원인
조선3사 외국인근로자 확보 등에 총력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왼쪽)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각 사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지난해 대형 조선사를 떠난 근로자가 600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역대급 수주 실적을 달성하고 있음에도 인력 이탈을 막지 못했다. 다른 산업군과 비교했을 때 낮은 급여, 높은 업무강도 등이 근로자들이 조선사를 떠난 이유로 풀이된다. 배를 건조할 인력조차 부족한 조선사들은 우선 외국인 근로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조선 3사(HD현대 조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수는 3만3739명으로, 전년(3만4357명) 동기 대비 618명 줄었다. 임직원 수에는 기간제 근로자도 포함돼 있다.
인력 이탈이 가장 많은 회사는 삼성중공업이다. 2021년 말 기준 9006명이었던 삼성중공업(조선 분야) 직원 수는 1년 만에 568명 감소한 8438명이었다. 같은 기간 대우조선해양 직원 수(8802→8629명)는 173명 줄었다.
삼성, 대우와 달리 HD현대 조선 계열 3사 인력(1만6549→1만6672명)은 123명 증가했다. 현대중공업 직원 수(1만19→9791명)는 228명 감소했지만 현대미포조선(3024→3103명)과 현대삼호중공업(3506→3778명)은 각각 79명, 272명 늘었다.
조선사의 인력 이탈은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2010년대 중후반 대외적 리스크 여파로 수주에 어려움을 겪자 일부 조선사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조선소를 떠난 인력들은 반도체공장 등으로 향했다.
지난해 많은 일감을 확보했음에도 근로자들이 조선사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급여가 꼽힌다. HD현대 조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직원의 평균 급여액은 7000만~8000만원대다. 삼성전자(1억3500만원)와 현대차(1억500만원), LG전자(1억1200만원) 등 다른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적다. 산업특성상 업무강도가 높고 야외 작업이 많은 점도 근로자들이 조선소를 떠나는 이유 중 하나다.
계속된 인력 이탈로 조선사들은 선박 건조를 걱정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공장 건설 쪽으로 빠진) 인력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발간한 ‘조선·해양산업 인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조선업 현장근로자는 1만2872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현대중공업 제공] |
문제해결을 위해 조선사들은 동분서주하고 있다. 올해 1월 정부가 ‘조선업 외국인력 도입 애로 해소 방안’을 발표한 이후 외국인 인력 채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 조치로 조선사들은 외국인 근로자 비중을 기존 내국인 근로자의 20%에서 30%까지 높일 수 있게 됐다. 이에 HD현대 조선 계열 3사의 협력사는 최근 800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했다. 한 부회장은 “800명을 포함해 외국인 근로자를 최대 2800명까지 뽑을 계획”이라고 했다.
이와 동시에 고급 인력 확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고부가가치선 개발, 스마트야드 조성 등 사업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HD현대는 올해 1월에 이어 이달에도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했다. 대기업이 상반기에만 두 차례 공개채용을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중공업도 현재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