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가 다 캐논” 농담
삼성 제품 애착 '영업맨 1호' 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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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내가 직업병이 있어서, 나를 사진을 찍는데 카메라가 다 캐논만 있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다시 한번 ‘위트있는’ 농담으로 ‘삼성 제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서 취재진들의 카메라가 캐논 제품인 점을 언급했다. 이 회장의 ‘직업병이 있다’는 발언 뒤에는 경쟁사에 대한 의식과 함께 그동안 앞장서 삼성 제품을 알려온 ‘영업맨’으로서의 면모도 드러났다는 평가가 따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날(한국시간) 새벽 다보스 다보스 아메론 호텔에서열린 ‘한국의밤’ 행사에 참석했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글로벌 정·재계 리더들에게 한국을 알리고 부산세계엑스포 유치 기원을 홍보하기 위한 자리였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주요 재계인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회장은 취재진들에 다가와 “아부다비에서 (취재진을) 오랜만에 봤더니 다 캐논(카메라)이더라고요. 제가 물어봤다”며 “그랬더니 동영상이 안돼서 다 캐논만 쓴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직업병이 있어서, 나를 사진을 다 찍는데 근데 카메라가 다 캐논만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취재진들이 쓰는 전자 기기를 유심히 볼 수밖에 없는 심정을 전달한 셈이다.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아메론 호텔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 |
친근함을 전달하기 위한 일종의 ‘이재용 회장식 유머’이자 삼성 제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 홍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회장은 앞서 삼성 제품을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영업사원’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갤럭시폰을 업무용으로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이 회장이 직접 영업에 나선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이 회장(당시 부회장)은 이메일로 “왜 골드만삭스에서는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나요? 보안 때문인가요?”라고 문의한 뒤 “알겠습니다. 제가 기술진과 다시 방문해 애로 사항을 해결하겠습니다”고 보냈다.
이후 이 회장은 삼성전자 엔지니어를 대동해 골드만삭스 뉴욕 본사에 찾아갔고,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결국 골드만삭스 임직원들은 아이폰, 블랙베리 대신 갤럭시폰을 업무용으로 사용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과거 서울 신천동 삼성SDS를 방문해 직원들과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
현장 경영 당시 마주친 직원이나 기자들에게 비슷한 농담을 던진 적도 있다. 아이폰으로 셀카 요청을 하는 직원에게 웃으며 “아이폰 쓰시네요?”라고 하거나 아이폰을 사용하는 기자를 보고 “왜 애플 써요?”라고 장난스레 묻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원들이나 취재진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이 회장만의 농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실용주의적이며 조용하고 친근한 리더십을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MZ세대, 워킹맘 등 삼성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을 선호하고, 의전을 중요시 하지 않아 직접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최근 출장길에서는 삼성물산 패션 브랜드 ‘빈폴골프’ 패딩 조끼를 직접 구입해 입고 와 검소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