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불경기 몸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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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확실히 작년이랑 분위기가 달라요. 성과급이 줄어드니 연말 느낌도 안나고…”(삼성전자 직원 A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에게 연말·연초는 특별하다. 지난 1년 간의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수천만원의 성과급을 지급받을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기간 벤츠 영업맨들이 성과급을 받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차 판매에 나선다는 후문도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사뭇 다르다. 하반기부터 IT·전자 불황이 이어지면서 예년 수준의 ‘성과급 잔치’를 찾아볼 수 없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를 직원들마저 직접 체감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을 앞두고, 최근 예상 지급률에 관해 일제히 공지했다. OPI란, 연간 경영실적을 기준으로 초과이익 20% 한도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성과급이다.
연봉의 47~50%를 받을 예정인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업부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의 OPI를 받게 됐다.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연봉의 29~33%, 네트워크사업부는 22~26%,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18~22%, 생활가전사업부는 5~7% 수준이 지급될 예정이다. 지난해 MX사업부는 연봉의 50%, 네트워크 사업부는 42%, VD 사업부는 50%, 생화가전사업부는 36%를 받았다. 생활가전사업부의 경우 지난해보다 4분의 1 수준의 성과급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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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직원들은 1년에 총 세번의 성과급을 받는다. 이번에 공지된 초과이익성과급(OPI)과 상·하반기 한 차례씩 지급되는 목표달성장려금(TAI)이다. TAI는 사업부 실적을 토대로 사업부문과 사업부의 평가를 합쳐 최대 월 기본급의 100%를 지급한다.
지난달 23일 지급된 TAI도 상반기 대비 반토막 났다. 올 7월 최대치인 기본급의 100%를 받았던 DS부문과 MX사업부, VD사업부는 지난 하반기에는 기본급의 50%를 받았다. 생활가전사업부에는 가장 낮은 수준인 37.5%가 통보됐다.
SK하이닉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이달 말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를 받는다. 지난달 초 곽노정 SK하이닉스 CEO(최고경영자)가 사내방송에서 언급한 것에 따르면, 올해는 기준급(연봉의 20분의 1) 700%가 지급될 전망이다. 연봉의 35% 수준이다.
지난해(2022년) 초에 기준급 1000%, 즉 연봉의 50%가 지급된 것과 비교하면 다소 줄어든 수준이다. PS에 추가로 지급되는 특별성과급도 없었다. 지난 2021년 12월 31일에 SK하이닉스는 재직 중인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기준급의 300%를 특별성과급을 제공한 바 있다.
단순 계산으로 신입 연봉이 504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지난해에는 성과 보너스로 연봉의 95%, 약 4890만원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이번엔 연봉의 45%를 받는 데 그칠 전망이다.
직원들은 불경기를 몸소 체감한다고 입을 모은다. SK하이닉스에서 근무하는 B씨는 “이번에 받을 성과급을 계산해보니 반도체 시장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이 느껴지더라”며 “전반적인 회사 분위기도 작년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