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현 렛서 대표 [삼성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삼성전자, LG, 스마일게이트에서 모두 지원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2022 C랩 스타트업 데모데이’ 현장. 삼성의 외부 스타트업 지원 사업인 ‘C랩 아웃사이드’의 육성 성과를 알리고, 초기 기업들에 대한 투자 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 모인 기업들 중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 ‘렛서’는 올해 초 C랩 아웃사이드 4기에 선정된 기업이다. 렛서는 삼성전자 C랩의 지원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카이스트 출신 공대생들이 모여 창업한 곳이라고 한다. C랩 아웃사이드에 뽑힌 스타트업에 대해 삼성전자는 지분 취득 없이 최대 1억원의 사업지원금을 제공한다. 전용 업무공간과 성장 단계별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 국내외 IT(정보기술) 전시회 참가, 판로 개척도 1년 동안 지원된다. 또 C랩 아웃사이드 담당 파트너의 1대 1 컨설팅을 받으며 채용과 조직관리, 투자 유치, IR 등 다방면의 도움을 제공한다.
렛서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작은 기업도 AI를 쉽게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AI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수천만원에서 1억원 정도의 비용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렛서의 솔루션을 사용하면 월 150만원이라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3일 안에 높은 수준의 AI를 개발할 수 있다. 30곳의 기업을 만나 렛서가 가진 서비스의 시장성을 검증했다고 한다.
AI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선 학습 데이터의 라벨링(데이터에 다양한 정보를 목적에 맞게 입력하는 것)이 깨끗하게 돼야 하는데, 렛서는 불완전한 데이터를 검출하고 정제하는 데이터 클리닝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C랩 아웃사이드 그늘 아래서 렛서는 창업 1년 만에 매출 7억원을 달성했다. 초기 5명에서 15명으로 조직 규모도 확대했다.
그런데 이 렛서는 삼성전자의 C랩에서만 지원을 받는 게 아니다. 지난 8월에는 LG 스타트업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슈퍼스타트(SUPERSTART)’에서 올해의 슈퍼스타트 인큐베이터에도 선정됐다. 슈퍼스타트는 청년 사업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LG 계열사와 외부 파트너인 벤처캐피털(VC), 액셀러레이터(AC), 공공기관, 대학 등을 유망 스타트업과 연결해 주는 그룹 차원의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이다. 특히 슈퍼스타트 인큐베이터는 LG와 직접적인 사업 연관성은 없지만 유망한 분야의 초기단계 혁신 스타트업들을 발굴,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렛서는 스마일게이트의 창업재단인 오렌지플래닛이 운영하는 ‘오렌지팜(Orange Farm) 배치(Batch) 2기’에도 선정됐다. 오렌지팜 배치 모집에 선발된 예비·초기 창업팀은 오렌지플래닛 강남센터 입주 등 비즈니스 인프라 제공, 선배 창업가 멘토링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VC인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가 파트너로 참가해, 선발된 모든 팀을 대상으로 투자를 진행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심규현 렛서 대표는 “C랩에 거주하며 맞춤형 재무 컨설팅을 통해 5개년 사업 계획을 구상하고, 안정적인 회사 운영체계를 갖출 수 있었다”며 “비즈니스 경험이 없어서 투자 등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는데 C랩 지원을 통해 회계나 OKR(목표과 성과지표) 컨설팅을 바탕으로 안정적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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