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분기 최초 7조원 매출 넘긴 듯
“3나노 기술 지속 개발…내년 말 더 달라질 것”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급격한 경기둔화로 반도체 시장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승세를 달리던 파운드리에도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3나노에 힘입어 3분기 매출 추가 상승도 관측되고 있다.
29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 2분기 매출을 57억2700만달러로 추산했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역시 삼성 파운드리의 2분기 수익을 55억8800만달러로 추정했다. 트렌드포스가 자료를 내놓으며 제시한 2분기 환율 기준(1달러 당 1261원)을 적용하면 IDC는 7조2217억원, 트렌드포스는 7조467억원의 매출을 추산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시장 기관이 삼성의 분기 매출이 7조원을 넘어섰다고 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역시 이러한 추정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키움증권(7조1590억원), 신영증권(7조4000억원), 신한금융투자(7조4200억원) 등이 모두 삼성 파운드리의 2분기 매출이 7조원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트렌드포스 측은 “삼성 파운드리는 7·6나노미터 생산 능력이 5·4나노미터 공정으로 점진적으로 이전되고 있으며, 수율이 계속 개선돼 2분기 매출이 직전 1분기보다 4.9% 증가했다”며 “동시에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구조를 적용한 최초의 3나노 프로세스는 2분기 말에 공식적으로 양산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TSMC는 지난 1분기와 비슷하게 삼성 파운드리의 3배 수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2분기에 다소 이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TSMC는 53.4%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0.2%포인트 하락했다. TSMC의 2분기 매출은 181억4500만달러를 기록했다. 2분기에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가 37.3%포인트에서 36.9%포인트로 0.4%포인트 축소된 것이다.
삼성 파운드리가 3나노미터 공정 기술을 적용한 양산을 세계 최초로 성공하면서 올해 3분기부터 파운드리 지각변동이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금융투자업계에서 내다보는 3분기 매출 역시 2분기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7조5000억~7조8000억원 수준까지 매출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계현 DS부문장 사장은 “3나노 첫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2023년 양산을 목표로 2세대를 개발하고 있는데 고객들이 2세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4~5나노는 경쟁사보다 개발이 뒤처진 것이 사실인데 고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3나노는 삼성전자가 TSMC보다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4~5나노도 성능이나 가격 등의 측면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어 2023년 말이 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모습이 지금과는 크게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파운드리 시장에 확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품 생산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소요 시간)이 감소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경기 우려가 커지면서 코로나19 팬데믹이 진행되기 시작한 2년 전보다 TV, 스마트폰, 소비자 가전제품 등에 수요가 감소해 이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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