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무역적자 2019~2021 3년간 증가세
지난해 대일 무역적자 가장 많아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가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일한의원연맹 대표단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개최했다. [대한상공회의소] |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회동으로 한일 관계의 개선 여지가 넓어지고 재계 주도의 경제 교류·협력으로 ‘해빙무드’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양국간 교역에서는 수교 이래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교역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적자폭의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상반기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대(對)일 무역적자(지난달 25일 기준)는 118억7500만달러(약 15조4256억원)로 단일 국가로는 사우디아라비아(172억700만달러), 호주(126억8300만달러)에 이어 가장 많았다.
특히 올 상반기 기준 한국의 무역적자는 103억달러(25일 기준 135억400만달러)로 건국 이래 최대를 기록하면서 일본과의 교역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과의 무역수지 적자는 2019년 큰 폭으로 줄었지만 이후 3년 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산업통상자원부] |
2018년 한일 간 외교 문제로 마찰이 이어졌고 일본 경제산업성은 2019년 7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제한을 발표하면서 양국간 교역 규모가 크게 줄었다. 이 여파로 대일 무역적자는 2018년 240억7500만달러에서 191억6100만달러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후 조금씩 적자폭이 커지면서 2020년 209억2500만달러, 지난해 245억8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지난해엔 무역적자가 단일 국가로는 가장 컸으며 교역 및 적자 규모도 2018년 수준을 회복했다.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수교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자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품목에서 수입이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전자제품, 반도체, 철강 등은 세계시장에서 일본을 꺾었지만 여전히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는 일본으로부터 수입해야 하는 품목들이 많다.
올해 역시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상반기 대일 수출에서 가장 선전한 분야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기댄 석유화학, 철강, 석유제품 등이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 제품 판매 가격이 증가하며 수출액은 36.1% 늘어난 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은 여행 수요 회복으로 항공유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3.0% 늘어난 20억3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철강은 철광석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제품 수출 단가가 올라 18억1000만달러를 수출, 17.1% 늘어났다. 차부품은 10.7% 증가한 2억8000만달러였다.
이런 가운데 재계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일본과의 관계 회복 무드가 이어지면서 교류·협력 재개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은 김포-하네다 간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으며 에어부산도 오사카 운항을 다시 시작하면서 하늘길도 열렸다.
이용욱 SK㈜ 머티리얼즈 사장(왼쪽)과 야마마스 쇼와덴코 정보전자화학품 사업부 사업총괄(오른쪽)이 지난달 일본 쇼와덴코 본사에서 ‘반도체 소재 북미 동반 진출 검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 |
최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프랑스 파리 출장 직후 일본 도쿄를 방문해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의 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은 일본상의 설립 100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두 사람은 그동안 중단됐던 한일상의회장단 회의를 11월에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 회장, 시마다 아키라 NTT 사장, 사토 야스히로 전 미즈호그룹 회장 등을 잇달아 만나 반도체, 배터리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머티리얼즈는 일본 쇼와덴코와 ‘반도체 소재 북미 동반 진출 검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북미 시장 동반 진출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SK머티리얼즈는 “북미에서의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발 빠르게 포착해 더 큰 성장을 모색할 계획”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반도체 특수가스 소재에 대한 최적 비즈니스 모델과 투자 경제성을 공동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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