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사슬 등 변화 위한 제조공정 관련 로보틱스 혁신업무 맡을듯
현대차, 로봇기반 제조시설·미래 모빌리티사업 역량 지속…외부 인재 수혈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1월 4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22’ 보도 발표회에 로봇개 ‘스팟’과 함께 등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헌·김지윤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형 혁신 연구·제조시설의 로봇기술 총괄 담당자로 삼성전자 임원을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가 미래형 모빌리티사업의 핵심인 로봇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외부 인재 확보에도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현대차는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 한승훈 로보틱스센터 리더(상무)를 영입했다. 한 상무는 삼성전자에서 소비자가전과 스마트팩토리 등을 연구하던 임원이다. 로보틱스,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에 대한 연구능력을 바탕으로 삼성리서치의 프론티어리서치팀 담당임원과 생활가전 선행개발팀 담당임원 등을 역임한 바 있다.
한 상무가 중책을 맡은 혁신센터는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고 수준의 개방형 모빌리티 가치사슬(밸류체인) 혁신중심지를 구축한다는 것을 목표로 건설 중인 제조·연구시설이다.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제조·생산방식 자체의 고도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한 상무는 제조부문의 관련기술과 생산방식 등에 대한 로보틱스 혁신업무를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2020년 10월 기공식을 한 혁신센터는 싱가포르 주룽혁신단지에 ‘스마트팩토리’ 라인과 연구시설 등을 구축하며 용지 4만4000㎡(약 1만3000평), 연면적 9만㎡(약 2만7000평), 지상 7층 규모로 올해 말 완공될 전망이다.
이곳에선 소규모 전기차 생산기지 역할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한 ‘지능형 제조 플랫폼’을 개발·검증하는 테스트베드 기능이 수행된다. 지능형 제조 플랫폼이란 차량 조립과 물류, 검사 등의 공정에 고도화·지능화된 제조기술을 적용한 생산방식을 말한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로봇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18년 만들어진 로봇 분야 전담조직 로보틱스 팀을 현재는 로보틱스 랩으로 확대 개편했다. 지난해엔 1조원을 들여 미국 로봇업체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해 로봇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로봇개 ‘스팟’ 등으로 잘 알려진 회사다.
미래형 로봇 역량 강화를 위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관련 인재 확보 역시 진행됐다. 현대차 AI ‘싱크탱크’로 불리는 에어스컴퍼니 대표는 국내 AI 분야 최고전문가 중 한 명인 김정희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전무다. 김 전무는 네이버랩스의 인텔리전스그룹 리더로 근무하다 에어스컴퍼니 출범과 함께 현대차에 합류했다.
로봇 등을 바탕으로 한 미래형 모빌리티사업 인재 영입도 지속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신재원 사장은 현대차 미래항공모빌리티(AAM)본부장, 슈퍼널법인장을 겸직하면서 현대차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경쟁력 강화를 책임지고 있다. 슈퍼널은 현대차의 미국 현지 UAM 독립 법인이다.
네이버 CTO(최고기술책임자) 출신의 송창현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TaaS(서비스형 운송)본부장을 맡아, 새로운 운송 서비스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그는 자율 주행 스타트업인 ‘포티투닷(옛 코드42)’을 설립해 키웠던 인물이기도 하다.
미래형 모빌리티에 대한 현대차의 과감한 투자는 앞으로도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1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는 로보틱스를 통해 위대한 성취를 이루고자 한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2’에서 ▷사용자의 이동 경험을 혁신적으로 확장하는 ‘메타 모빌리티’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한 ‘사물 이동성’ 생태계 ▷인간을 위한 ‘지능형 로봇’ 등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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