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 채터누가 공장 인근에 연구소 설립
현대차 105억달러·토요타 34억달러 투자
폭스바겐그룹 로고. [폭스바겐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독일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이 미국에 신규 전기차·배터리 생산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최근 미국 테네시주에 배터리 연구소를 개설한 데 이어 신규 공장 건설까지 단행한 것은 미국 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스콧 키오 폭스바겐 미국 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 건설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미국 법인의 요한 데 니스헨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지난 8일(현지시간) 테네시주 채터누가에서 열린 신규 배터리 연구소 개소식에서 “북미지역에 자체 배터리 생산시설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미국 내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이다. 올해 안에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본래 독일에서 생산하던 전기크로스오버 ‘ID.4’를 올해부터 채터누가 공장에서 생산키로 하는 등 북미 전기화 전략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또 채터누가 공장 인근에 2200만 달러(약 28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연구소도 건설했다. 이는 폭스바겐이 북미 전기차 사업 증대를 위해 계획한 71억달러(약 9조99억원) 투자 전략의 일부다.
배터리 연구소는 혹독한 고온과 저온에서 전기차를 테스트할 수 있는 인공 기후실과 1년치의 도로 주행에 버금가는 안전성 검사를 일주일 만에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장치 등을 갖췄다.
폭스바겐은 채터누가 연구소에서 미국에서 생산되는 ID.4 등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팩을 우선 연구 및 검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 ‘ID.4’. [폭스바겐 제공] |
업계는 폭스바겐의 전기차·배터리 공장이 새롭게 들어서는 것과 관련해 수십억 달러가 추가로 투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폭스바겐뿐 아니라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앞다퉈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전기차 수요가 많은 핵심 시장에서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전동화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미국 정부가 전동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에서 전동화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 50%까지 확대, 충전설비 50만기 설치, 보조금 증대 등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 미국산 자동차로 인정받는 기준은 미국서 부품을 55% 이상 조달,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이었지만, 올 10월부터 미 정부는 자국산 부품 기준을 60%로 높이기로 했다. 2029년까지 75%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현대자동차그룹 최근 2030년까지 총 105억달러(약 13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말 디트로이트 햄트랙 조립공장의 이름을 ‘팩토리제로’(Factory Zero)로 바꾸고, 22억달러(약 2조8000억원)를 투자해 GM의 첫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재탄생시켰다. 여기에 전기트럭 생산 확대를 위해 미시간주 4개의 제조시설에 40억달러(약 5조원)의 투자도 단행한다.
미국 포드는 미시간주 디어본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완공해 올해부터 전기 픽업트럭 ‘F-150’을 생산하고 있다.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는 대규모 전기차 조립 공장과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토요타도 2025년 가동 예정인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을 비롯해 2030년까지 총 34억달러(약 4조3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내 차량용 배터리 생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