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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대통령도, 이재용도 “목숨 걸고”…한국이 ‘반도체 초강대국’ 되려면 [비즈360]
尹 “반도체는 우리 경제의 근간”
이재용 부회장, 오는 18일까지 유럽 출장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계약학과 운영
대학 정원 확대 등 범 부처 방안 마련
오는 8월 시행되는 반도체특별법 등 관련 법 개정 필요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과학기술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윤석열 대통령)

“숫자는 모르겠고 (투자는)그냥 목숨 걸고 해야죠.”(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모두 반도체에 ‘목숨’을 걸었다. 출범 한 달을 맞은 윤석열 정부는 ‘반도체 초강대국’ 육성에 전력을 기울이면서 산업 육성의 핵심을 인재양성이라고 판단하고 업계의 숙원 중 하나인 반도체 관련학과 정원확대 등에 팔을 걷었다. 5년 간 450조원을 투자하는 이 부회장은 이번 유럽 출장에서 반도체 핵심 장비 확보 등 반도체 초격차 달성을 위해 뛰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오는 18일까지 이어지는 유럽 출장에서 네덜란드, 독일 등을 방문한다. 450조원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목숨’을 언급하며 결의를 다진 이 부회장은 보름여 만에 출장길에 올랐다.

법무부에 불출석 신청을 하면서 네덜란드 방문 계획을 밝힌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을 방문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에 역량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지멘스 등도 방문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멘스는 인텔의 차세대 시스템온칩(SoC) 설계·제작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 파운드리와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시스템반도체 강화를 위한 행보다.

작업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직원(왼쪽)과 SK하이닉스 직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공]

반도체 산업을 통한 경제안보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교육과 인재양성에 주목하며 범 부처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2021년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반도체 산업 부족인원은 1621명으로 부족률은 1.6%였다. 반도체 업계 근로자 수는 17만9885명(추정)으로 이 중 산업기술인력은 9만928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실제 양성되는 전문가들의 수는 이보다 크게 적어 업계는 인력난 해소를 위해 수도권 소재 반도체 계약학과 설립 등을 요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카이스트(KAIST, 100명), 성균관대(70명), 연세대(50명), 포스텍(포항공대, 40명) 등 대학과 함께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고 SK하이닉스도 고려대(30명), 서강대(30명), 한양대(40명) 등과 계약학과를 운영한다. 연간 배출되는 인력은 이들을 포함해 600여 명 정도로 인력난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는 국가 안보 자산이자 우리 산업의 핵심이고,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의 근간”이라며 “산업 경쟁력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인재의 양성”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한덕수 국무총리도 9일 교육부·SK하이닉스를 방문하며 “5개 부처가 한 팀이 돼 첨단산업 인재 양성에 관한 방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는 매년 배출되는 전공자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네이버·카카오 등 IT(정보기술) 업계의 임금인상 경쟁, 지방근무의 어려움 등으로 인재 확보가 쉽지않다.

정부는 향후 5년 간 실무인재 3140명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존 한국과학기술원을 비롯해 광주·대구경북·울산과학기술원 등 4곳에 계약학과를 운영키로 했다. 반도체 전문인력에 대한 병역특례도 제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도 9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국방부 차원에서도 반도체 전문 인력 육성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반도체산업지원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반도체특별법) 개정 등 인재육성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수도권 계약학과 정원확대를 위해서는 당장 오는 8월 시행되는 반도체특별법과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 그동안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등 관련 부처 간 이견으로 업계가 요구해왔던 특별법 내 정원확대와 관련한 내용이 담기지 못했다. 현행 수도권정비계획법도 인구집중유발시설 분류 등으로 인해 수도권 대학의 정원확대를 막고 있다.

다만 전문인력 육성안은 전 정부에서도 실현하지 못했던 과제다. 균형발전 차원에서 수도권 계약학과 설립은 지방 소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각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 학계 등의 반발도 있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 정부에서도 추진했으나 안된 부분이 많았을 거고 이번 정부에서도 반도체 업계의 어려운 부분이 인재양성이라고 판단해 적극 공략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에서는 긍정적으로 보지만 추진 과정에서 일부 반발과 상당한 시행착오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주무부처인 교육부에 “개혁과 혁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교육부 스스로 경제부처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교육부가 성장의 발목을 잡지 않으려면 대대적인 개혁을 통해 과학기술 인재를 배출해야 한다”고 강조해 법 개정을 비롯한 강력한 추진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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