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기업결합 최종 결론
해외 경쟁 당국 승인도 주목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에 복조리가 걸려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대한항공이 지난해 코로나19에도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며 비상(飛翔)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이라는 큰 숙제가 남아있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조만간 양사의 기업결합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특히 공정위가 앞서 ‘조건부 승인’을 예고하면서 대한항공은 거대 항공사 출범과 동시에 수익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여기에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도 넘어야 할 ‘산’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달 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에 대한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전원회의는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여하는 공정위 최고 의사결정 절차다.
지난해 12월 29일 공정위는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인 ‘슬롯’을 일부 반납하고, 운수권 재배분 등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양사의 결합을 승인하는 심사보고서를 내놨다. 대한항공은 심사보고서를 검토한 뒤 이에 대한 의견을 지난달 21일 공정위에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공정위가 오랜 시간 논의를 거쳤다는 점, 일단 공정위의 승인을 받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대한항공이 조건부 승인 결과에 대해 큰 틀에서 동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두 기업 계열사를 포함한 5개사(대한항공·아시아나·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가 운항하는 250여개 노선을 분석한 결과, 두 회사가 결합하면 인천~뉴욕·로스앤젤레스, 부산~나고야·칭다오 등 총 10개 노선이 100% 독점 노선이 된다고 봤다. 이에 슬롯 일부 반납, 운수권 재배분 등으로 독점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다만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슬롯과 운수권을 반납할 경우 양사의 합병 시너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해외 항공사들은 오히려 대형 항공사 위주로 핵심 공항에서 슬롯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델타항공은 애틀랜타공항 슬롯 79%를, 아메리칸항공은 댈러스공항 슬롯 85%를 점유하고 있다. 루프트한자의 프랑크푸르트공항 슬롯 점유율은 62%, 영국항공의 런던 히드로 공항 슬롯 점유율은 50% 달한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나아가 합병할 경우 인천공항 슬롯 점유율은 40%(대한항공 23%·아시아나 16%) 수준이다.
공정위의 결정이 인력 구조조정을 야기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업계에서는 슬롯과 운수권을 반납할 경우 항공편 운항이 줄어 중복 인력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원회의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결합이 조건부로 승인되더라도 최종 조치안은 해외 경쟁 당국 심사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양사의 기업결합이 최종 성사되려면 공정위 외에도 미국, 유럽연합(EU) 등 7개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곳이라도 불허하면 기업결합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EU 경쟁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해 화물 사업 호조에 힘입어 1조4644억원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기존 연간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2010년 1조1589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매출액은 8조7534억으로 전년 대비 18.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6387억원으로 전년 당기순손실 1946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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