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까지 물류 대란 이어질 것”
2월 말까지 선복량 동나 수출기업 ‘발 동동’
지난 2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해운업계의 최성수기 중 하나인 중국 춘절(설) 기간이 지나더라도 해운 물류난 해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운 물류 정체 현상의 근본 원인인 항만 인프라 가동률이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는 이같은 물류난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 봤다.
29일 해운업계 관계자는 “로스엔젤레스(LA)항이나 롱비치항 등 미국 서안의 주요 항구에 도착한 컨테이너선이 실제 컨테이너를 항만에 하역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여전히 한 달에서 두 달까지 걸리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초 해운업계에서는 지난해 연말 블랙프라이데이를 대비한 수출 물량과 중국 춘절 기간 이전에 수출 물량을 미리 보내려는 이른바 ‘밀어내기’ 물량이 해소되는 2~3월 중 선복량 부족 현상이 해결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는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
해운시장 조사업체 퍼시픽 머천트(Pacific Merchant)에 따르면 미주 서안 항구에서 5일 이상 장기 적체 되는 컨테이너 비중은 50%에 달하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25일 미국 항만 당국이 컨테이너 적체료 부과 방침을 밝힌 이후 LA항과 롱비치항에 적체된 컨테이너가 약 62% 감소했지만 몰려든 선박에서 컨테이너를 하역하는 작업은 여전히 더디다. 여전히 트레일러 기사 등 인프라 운용 인력 확보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클락슨(Clarson)의 항구혼잡지수 역시 컨테이너선의 경우 전체 선복량의 33.9%, 벌크선의 경우 35.3% 수준의 선박들이 항구에 정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 19 발생 전인 2019말 대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유럽 노선 역시 항만 적체 현상이 이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유럽 주요 항만은 컨테이너야드 장치율이 크게 상승하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영국 펠릭스토항의 야드 장치율은 96%에 달하며 평균 대기일수도 7~10일로 조사됐다. 독일 함부르크 유로게이트 터미널과 네더란드 앤트워프 항의 장치율 역시 각각 103%, 85%에 달했다.
실제로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중국-미국 간 운송기간은 평균 80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 85%, 이미 정체가 진행 중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약 50% 늘었다.
항만 적체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상반기에도 해운 운임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미 서안 노선의 경우 40피트 컨테이너(FEU) 당 7976달러, 동안은 1만1351달러를 기록했다. 1년전과 비교하면 각각 100%, 139% 오른 수치다.
수출 업체는 춘절 기간 이후 미국에 화물을 수출할 선박을 구하고 있지만 이미 2월 말까지 선복 계약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싼 운임을 주더라도 구할 선복량 자체가 없는 셈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항만 안팎에 정박하고 있는 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선사들이 가용할 수 있는 선박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미국 노선과 유럽노선에 발이 묶인 선박이 늘어나면 다른 노선에 투입할 선박도 부족해 운임이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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