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법 실행 열흘 만에 GS벤처스 설립
LG·효성 등 외부 인력 영입 CVC 추진
GS타워 [GS그룹 제공]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올해부터 대기업 지주사들이 기업형벤처캐피털(CVC)을 설립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GS그룹을 필두로 대기업들의 CVC 설립이 봇물이 터질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GS그룹은 지난 7일 자본금 100억원을 출자해 GS벤처스를 설립했다고 최근 밝혔다. 국내 대기업 지주사 중 처음으로 기업형벤처캐피털(CVC·Corporate Venture Capital) 중에서는 처음이다.
그동안 국내 지주사들은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CVC를 계열사로 둘 수 없었다. CVC가 금융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벤처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금융사를 설립을 허용하는 공정거래법이 지난해 12월 30일 시행되면서 열흘만에 GS가 첫 타자로 나선 것이다.
GS벤처스 초대 대표는 지난 2022년 정기인사에서 영입된 허준녕 ㈜GS CVC팀장이다. 허 신임 대표는 미래에셋 글로벌투자 부문과 UBS 뉴욕 본사 등에서 기업인수합병 업무를 담당한 투자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최근 토종 ‘유니콘’ 하이퍼커넥트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아 1조9000억원의 가치로 매각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GS벤처스는 계열사들에서 유치한 자금으로 펀드를 조성해 바이오·기후변화대응·자원순환·유통·신에너지 같은 신성장 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후에는 ㈜GS와 각 계열사들이 협력해 각 스타트업에 후속 투자를 진행한다.
또한 GS벤처스는 투자 및 위험 관리 전문 인력을 구성하고, 금융위원회에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 허가를 받은 뒤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GS벤처스가 만든 펀드에는 그룹 지주사와 계열사가 출자자로 참여해 시너지도 창출한다.
GS벤처스 설립을 시작으로 향후 국내 지주회사의 CVC 설립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주사 형태인 LG, SK, 현대중공업, 효성 등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진행한 CVC 관련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CVC 설립을 적극 검토 중이다. LG는 홍범식 경영전략부문장을 필두로 1분기 중 CVC 설립을 공식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 역시 CVC 설립을 염두에 두고 내부 인력을 충원하고 외부 전문가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기존 법망을 피해 대기업 지주사들은 그동안 주로 해외에서 CVC를 운영해왔다. 삼성그룹은 미국 실리콘밸리, 이스라엘, 독일 등 해외에 거점을 둔 삼성벤처투자·삼성넥스트·삼성카탈리스트펀드 등 3개의 CVC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사인 현대크래들을 출범해 해외 벤처 투자와 함께 한국 스타트업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LG그룹도 2018년 미국 실리콘 밸리에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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