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GD, 최근 차세대 OLED 기술 발표하며 주목
중수소 기술, 개인화알고리즘 등 통해 보다 정교한 패널 제조
LG디스플레이 'OLED.EX' 모습[LG디스플레이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을 발표하며 프리미엄 TV시장의 ‘OLED 대세’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체 TV시장은 축소되고 있지만 OLED 기반 프리미엄 TV시장은 확대되면서 기업 간 OLED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는 일본 기업들이 비관적으로 전망하며 철수했던 OLED 시장을 국내 기업들이 뚝심으로 극복하며 성과를 내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OLED TV 패널 ‘OLED.EX’를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의 끊임없는 진화’를 통해 고객에게 ‘진화된 경험(Experience)’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차세대 패널의 브랜드를 ‘OLED.EX’로 정했다. ‘OLED.EX’는 OLED 화질의 핵심이자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 소자에 ‘중(重)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으로 이뤄진 ‘EX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패널이다. 기존 OLED 대비 화면밝기(휘도)를 30% 높이고, 자연색을 이전보다 정교하게 재현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제품은 내년 2분기부터 TV 패널로 공급될 예정으로, 최근 OLED TV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사업 성과에 대한 호평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OLED 시장 전망이 밝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0년대 초 OLED를 연구한 일본기업들은 국내 기업들을 보고 비웃으며 “차라리 후지산을 물구나무 걸음으로 오르겠다고 하는 편이 낫겠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당시 OLED 기술 수준은 일본이 훨씬 앞서 있었다. 소니는 2007년 세계 최초의 OLED TV를 출시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소니와 파나소닉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후 계속해서 OLED TV를 위한 패널 양산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그런데 결과는 실패였다. OLED는 대형화 공정이 까다로운데다, 불량률이 높아서 가격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고 유기발광물질을 얇고 고르게 패널에 깔기 매우 어렵다.
지난 2014년에 소니와 파나소닉은 OLED TV 대형화에 따른 비용문제로 인해 아예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한다. 대신 소니와 파나소닉은 OLED 패널을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시장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갔다. 제품 판매보다 먼저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섰고, 현재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해 20여개 기업에 공급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연구를 통해 TV 패널로는 최초로 유기발광 소자의 주요 요소인 수소 원소를, 더 강력하고 안정된 구조의 중수소로 바꿨다. 중수소를 적용한 소자는 기존 소자보다 물리적으로 안정되고 강해져 밝기를 높여도 고효율을 유지하며,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수소는 자연에 존재하지만, 6000개 수소 중 단 1개 꼴로 존재한다고 한다. 중수소가 전세계적으로 극소량이고 이에 따라 공급망 확보에 어려움 있었기에 상용화까지 연구기간만 4년 가량 걸린것으로 전해진다.
LG디스플레이가 독자 개발한 머신러닝 기반의 ‘개인화 알고리즘’ 역시 유기발광 소자를 적절하게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이 제품은 소비자가 어떻게 써왔는지 등에 대한 과거 데이터 기반으로 제품을 장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소자를 통제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소비자 개개인의 시청 패턴을 학습한 후 3300만개(8K 해상도 기준)에 이르는 유기발광 소자의 개별 사용량을 예측해 에너지투입량을 정밀하게 제어, 영상의 디테일과 색을 정교하게 표현하도록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햇살이 강물에 반사돼 반짝이는 입자들이나 나뭇잎의 결 하나하나와 같은 사물의 작은 모습까지도 더 입체감 있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OLED.EX’는 디자인 측면에서 한 차원 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술적 한계로 여겨졌던 OLED 패널의 베젤을 65인치 기준으로 기존 6㎜(밀리미터)대에서 4㎜대로 30%나 줄여 더 몰입감 있는 화면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패널 출하량은 약 800만대 수준이다. 내년 생산공장을 풀가동하면 연간 1000만대 출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내년 2분기부터 ‘OLED.EX’가 전면 적용되기 때문에 내년에 30%가 기존 제품, 70%가 OLED.EX 제품으로 채워질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 광저우가 올해 30k, 내년 10k가 증설되면서 1000만대 출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