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택배 분류 투자만 3000억원…CJ대한통운 총파업의 이면 [비즈360]
노조 “택배비 인상분 3000억원 이상 본사가 챙겨”
CJ대한통운, 휠소터·ITS 등 3000억원 이상 선투자
택배비 인상분 일정 비율로 본사·대리점·기사 분배
경총 “성수기 물량 담보 파업, 공감할 국민 없을 것”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무기한 총파업을 앞두고 지난 26일 서울의 한 CJ대한통운 지점에 택배 차량이 멈춰 서 있다.[연합뉴스]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CJ대한통운 택배노조가 택배비 인상분의 배분을 놓고 총파업을 강행하면서 택배 대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조 측은 경쟁사와 달리 CJ대한통운이 인상분 대부분을 수익으로 가져갔다고 주장하지만, 택배 분류 시스템에 사전적으로 투자한 만큼 단순비교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CJ대한통운 택배노조는 오는 28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노조측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지난 4월 박스 당 170원의 택배비를 인상하고 내년 중 100원을 인상하면 결과적으로 회사 측이 3000억원이 넘는 초과 이윤을 얻는다고 밝혔다. 한진 등 경쟁사가 인상분 전체를 택배 기사에게 지원한 것과는 대비된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지난해 택배기사의 연속적인 사망 사태를 계기로 당정은 올해 1월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출범시켜 택배 기사들이 맡아온 택배 분류 작업을 택배사가 별도 전담 인력을 뽑거나 자동화 설비를 갖춰 해결하도록 했다.

CJ대한통운은 사회적 합의 이전에도 택배 분류 시스템 개선을 위해 설비 투자를 진행해 왔고 2016년부터 약 1400여억원을 투입해 휠소터와 첨단 지능형 스캐너(ITS)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ITS는 컨베이어 벨트 위로 빠르게 지나가는 택배 박스를 자동으로 스캔해 운송장 바코드에 담긴 택배 상품 정보를 추출하는 최첨단 장비다. 빠르게 움직이는 상자를 육안으로 구별할 필요가 없어 택배 분류 작업이 빨라진다.

전국 물류센터에 도입된 휠 소터는 이렇게 스캔된 정보를 기반으로 택배 물량을 4~5명의 택배 기사가 전담 분량으로 자동으로 분류해 각 기사가 자신이 담당할 물량을 찾아 배송하는데 도움을 준다.

CJ대한통운은 올해 말까지 1600억원을 들여 소형 상품 자동 분류기인 멀티포인트(MP)도 77개의 서브 터미널에 추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택배 물량의 90%를 차지하는 소형 택배를 전담해 분류·중계해주는 만큼 택배 분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경쟁사보다 3~5년 앞서 택배 기사들의 분류 업무를 줄여주는 설비 투자에만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이라며 “뒤늦게 휠 소터 등 설비 투자에 나서 당장 택배 기사의 작업 환경을 개선하기 어려운 경쟁사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택배비가 오르면 그만큼 택배 기사의 수익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라서 회사측이 일방적으로 인상분을 영업이익으로 챙길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본사는 정해진 급지 수수료율에 따라 대리점에 비용을 지급하고 대리점은 여기서 일정 비율로 택배 기사에게 수수료를 지불한다. 택배비 인상분 역시 본사와 대리점, 택배기사가 정해진 비율대로 나눠갖는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CJ대한통운을 포함한 각 택배사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비용 투자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고 합의 원칙에 따라 택배 기사의 작업 시간은 주 60시간 이내로 제한되고 있는 만큼 택배 노조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택배 노조가 연말 연시 성수기 택배 물량을 담보로 자신들의 요구사항 만을 관철시키려 한다면 파업에 공감할 국민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