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계약 체결 지연…회생계획안은 제출 1월 1일로
산은 “대출 불가” 입장…자금 동원력 의구심 여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평택출고센터. [연합] |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산업은행이 사실상 대출 불가 의사를 밝힌 가운데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한 본계약 체결이 해를 넘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수대금과 관련한 ‘강 대 강’ 대치 속에서 무산 가능성마저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의 인수대금 조정기일을 9일에서 13일로 연장했다.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의 정밀실사 과정에서 추가 부실을 발견했다는 이유로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 금액 삭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에디슨모터스는 3100억원의 인수금액을 제시하며 인수·합병(M&A)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기업회생절차에서 인수자와 인수대상자의 협상을 통해 조정할 수 있는 인수금액은 최대 5%다. 에디슨모터스는 최대한도인 155억원을 깎아달라고 요구하는 반면, EY한영은 인수금액을 더 낮출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의 증자 약속에도 이런 견해차는 평행선을 지속하고 있다. 인수금액에 막혀 본계약 체결 협상은 시작조차 못 하고 있다. 본계약이 지연되면서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내년 1월에서 더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연내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 에디슨모터스의 목표다. 그러나 여전히 전망은 어둡다. 자금력에 대한 의구심이 꾸준히 제기된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대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탓이다. 업계는 이 때문에 시중은행의 자금 대출까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평택공장 본관. [연합] |
1차 유상증자에 이어 재무적 투자자(SI)·전략적 투자자(FI)로부터 조달한다는 계획도 불확실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인수 이후 5000억원 규모의 2차 유상증자와 자산 담보대출 역시 에디슨모터스의 큰 그림에 불과한 현실이다. 총 인수자금은 최대 1조6200억원으로 추산된다.
본계약이라는 험난한 산을 넘더라도 에디슨모터스의 사업계획 검증은 또 다른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한계 상황부터 개척해야 하는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는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며 “발전전략을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이 검증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생계획안은 회생채권 변제율을 정하고 관계인 집회를 통해 주채권은행인 산은과 쌍용차 상거래채권단 등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에디슨모터스가 산은은 요구를 수용하고 자체적인 자금 동원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차 생산공장의 가동률 하락과 부품협력사의 부도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인수는 빨리 이뤄져야 한다”며 “전기차 출시 계획과 기존 물량 생산에 어려움이 반복된다면 판매 저하로 인한 브랜드 신뢰마저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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