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EK과 분리막 소재 공급 계약 체결
“공급망 이슈 해결해 양산 기반 마련”
현대차·기아 전기차 주행거리 획기적 개선 기대감
미국 차세대 배터리 스타트업 SES가 하이브리드 리튬-메탈 배터리 양산을 위해 ENTREK 멤브레인과 분리막 소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SES 상하이 기가 팩토리 전경.[SES 제공]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현대차그룹과 SK 등 국내 기업이 대거 투자한 미국 차세대 배터리 기업 SES가 분리막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하이브리드 리튬-메탈 배터리의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안정적인 생산 체제가 갖춰질 경우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기차 주행거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5일(현지시간) 일렉트라이브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SES는 최근 배터리 분리막 소재 기업 엔트렉멤브레인스(ENTREK Membranes)와 하이브리드 리튬-메탈 배터리에 사용할 배터리 분리막 소재를 독점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계약을 맺은 분리막 소재는 SES가 지난 11월 공개한 리튬-메탈 배터리 셀 아폴로(Apollo) 생산에 활용될 예정이다. SES는 현재 아폴로를 생산하기 위해 상하이 기가 팩토리를 2023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미국 오레곤 주 레버넌에 위치한 엔트렉은 폴리에틸렌 소재의 배터리 분리막을 35년 간 생산해온 기업이다. 그만큼 분리막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로 평가된다.
손용규 SES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제조업에서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때 양산 규모를 늘리는 것은 항상 중대한 고민거리”라면서 “엔트렉과의 공급계약으로 SES는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고 리튬 메탈 배터리의 우수한 수명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아폴로 배터리를 상용화하고 기가와트시(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설비를 완성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ES가 개발한 아폴로는 세계 최대인 107암페어시(Ah)의 용량에도 불구하고 무게는 0.982㎏에 불과하다. 이는 에너지 밀도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제품보다 30% 이상 높은 1㎏당 417Wh에 달하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 나온 대부분의 전기차가 1회 충전 당 400㎞ 안팎의 주행거리를 갖는 데 비해 아폴로 배터리셀을 탑재할 경우 700~800㎞를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ES는 음극에 보호 코팅을 입히고 양극에는 새로운 액체 전해질인 고농도 염중용매를 자체 개발해 덴드라이트 문제도 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배터리 충전 과정에서 음극재 표면에 쌓이는 나뭇자기 모양의 결정체인 덴드라이트는 배터리 성능저하를 야기하는 것은 물론, 분리막을 손상시켜 배터리 폭발 가능성을 높여 전고체 배터리 개발의 최대 난제로 꼽힌다.
SES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제너럴모터스(GM) 등과 실제 전기차에 적용되는 A샘플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제휴개발계약(JDA)를 체결한 바 있다. SK㈜ 역시 SES의 리튬-메탈 배터리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지난 2018년부터 약 700억달러를 투자해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 바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SES가 리튬-메탈 배터리 양산에 성공하면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주행거리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