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용품서 펫 사업으로 영역 확장
‘같이 마시개 물병’과 ‘진공사료통’ 등 락앤락이 선보인 반려동물 용품들.[락앤락 제공] |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 위생백에서 반려견 호텔로, 밥솥에서 반려견 급수기로, 내 물병에서 반려견과 함께 쓰는 물통으로.
주방용품 기업들이 펫(반려동물)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사업은 성장이 보증된 유망 산업으로 떠올랐다. 반면 주방용품 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 사업다각화를 위해 반려동물 사업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크린랲(대표 승문수)은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인 하울팟과 손잡고 용산 한남동에 ‘하울팟 케어클럽 한남점’을 열며 반려동물 사업에 발을 내딛었다. 하울팟 케어클럽은 테라스층부터 3층까지 건물 전체를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으로 꾸민 곳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할 수 있는 카페부터 반려동물 용품 편집매장, 식품관, 미용실, 호텔, 반려견 유치원 및 전용 아카데미 등이 갖춰졌다. 유치원에서는 반려동물 행동 전문가가 맞춤형 사회화 교육을 제공하고, 휴식 및 여가 스케줄 등을 관리해 준다. 미용실은 예약 서비스로 하루 4회 운영한다. 승문수 크린랲 대표는 “이번 센터 오픈을 기점으로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케어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전했다.
락앤락(대표 김성훈)은 기존 사업에서 쌓은 기술력을 응용한 반려동물 제품으로 펫팸족들을 공략하고 있다. 진공쌀통에 이어 출시된 진공사료통은 사료통 내부를 진공상태로 유지하고 공기 유입을 차단해, 포장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게 한다. 락앤락이 4대 사업군으로 정하고 키우고 있는 베버리지 용기에서도 반려동물을 고려한 ‘같이 마시개 물병’이 나왔다. 1ℓ 용량의 이 물병은 보호자와 반려견이 30분~1시간 가량을 산책할 때 필요한 수분 양을 고려해 만든 제품이다. 기존 물병 하단에 실리콘 재질의 애견용 물그릇을 탈부착 할 수 있어, 하나의 물병으로 보호자와 반려견이 같이 물을 마실 수 있다.
밥솥 등 주방가전이 주력 사업이었던 쿠쿠전자는 일찍부터 펫 산업으로 확장해 입지를 다졌다. 2019년 펫 용품 브랜드 ‘넬로’로 반려동물을 씻긴 이후 빠르게 털을 말려주는 에어샤워&드라이룸을 내놨고, 이어 펫 전용 급수기 등 후속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지난달 넬로 브랜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나 증가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는 올해 약 1448만명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반려동물 인구 약 1000만명보다 50% 가량 급증한 규모다. 지난 8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오는 2027년 6조원에 달할 것이라 전망했다. 성장이 보증된 사업군으로 확장을 위해 주방용품 기업까지 전력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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