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인도서 70억번째 아기 탄생 ‘카운트다운’
매초 5명 하루 40만명 세상에中·阿 저개발국 가파른 상승
유럽·日은 저출산에 고민
100년간 인구억제못하면
에너지·물·식량 시스템붕괴
인류미래 대재앙 잇단 경고
#인도 북동부의 우타르프라데시아 주(州)는 오는 31일 특별한 날을 맞는다. 지구촌 70억번째 아기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유엔이 정한 31일 ‘70억 인구의 날’을 앞두고 아동인권운동을 벌이는 국제 비정부기구(NGO) ‘플랜 인터내셔널’은 인도의 최고 인구밀집지역인 우타르프라데시아에서 31일에 태어나는 여자 아기를 70억번째 아기로 공인하기로 했다.
이 단체가 70억번째 아기로 인도 출신 여아를 선택한 이유는 전 세계에서 인도가 가장 빠르게 인구가 증가하는 나라인 데다 남아 선호 사상으로 여아 낙태 등 ‘젠더사이드(여성에 대한 집단살해)’가 무분별하게 자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도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올해 남아 인구 1000명당 여아는 91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플랜 인터내셔널’의 방야시리 뎅글 주임은 “남아 선호와 막대한 지참금 등의 이유로 태어나기도 전에 희생되는 여아가 많다”며 “70억번째로 태어나는 여아에게 당당한 시민권을 부여하는 등 주 당국과 함께 축하행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구촌 인구 70억명 시계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19일 오전 9시30분 현재 지구 인구는 69억9749만5600명을 막 넘어섰다.
인류의 인구성장 속도는 가히 폭발적인 수준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매초 5명의 아기가 태어난다. 분당 300명이고 하루 40만명꼴이다. 지난해 발표한 유엔 인구통계에 따르면 2005~2010년 연간 평균 1억4000만명이 태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선진국 vs 후진국 인구 양극화=지구촌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선진국과 저개발국의 처지는 정반대다. 중국 인도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의 인구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반면, 유럽이나 일본 등은 저출산에 허덕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인도는 오는 2030년 16억명으로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대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인구 증가는 더욱 심각하다.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은 출산율이 생존과 직결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라면 9억명가량인 아프리카 인구가 40년 안에 20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저개발국가에서 아이가 많이 태어나고 있는 이유는 농장 일을 위한 노동력 확보 차원뿐 아니라 사망률이 높고 피임 등 의료기술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엔인구기금(UNFPA)의 나이지리아 담당관인 느댜나반기 바넷은 “나이지리아 인구 60%가 30살 이하”라며 아프리카의 인구증가와 높은 사망률을 우려했다.
반면 선진국은 고령화 문제에 봉착해 있다. 세계적인 최장수 국가인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는 23%, 15세 이하 인구는 13%로 집계됐다. 노인들이 많아지면서 경제성장률은 떨어지고 젊은 층은 연금 등의 부담으로 결혼을 해도 출산을 미루거나 결혼을 아예 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고령화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인구폭발, 지구는 병든다=17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컬럼비아대학 지구연구소(The Earth Institute) 소장인 삭스 교수는 “앞으로 100년간 세계 인구 증가를 억제하지 못하면 인류의 미래는 암울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인구 증가는 이미 자연재앙으로 신음하고 있는 지구에 큰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역시 인구조절에 나서지 않으면 지구의 자연 시스템이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세계 농업시스템은 세계인구 70억명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 인구협의회(Population Council)의 존 봉가르츠 부회장은 “인구증가로 세계는 물ㆍ자원 부족과 식량ㆍ에너지 가격 폭등의 압박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물관리연구소(IWMI)는 오는 2025년 18억명이 물 부족에 고통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삭스 교수는 “산업ㆍ농업활동으로 발생한 온실가스가 세계 기후를 변화시켜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들이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
세계 인구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선 저개발국가의 출산율을 낮춰야 한다. UNFPA의 바바툰데 오소티메힌 사무국장은 “저개발국가 정부는 여자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유아사망률을 낮춰야 한다”며 “또 현대적 가족계획과 피임법 역시 교육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삭스 교수는 “인구증가를 막을 수 없다면 지속가능 개발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농업ㆍ에너지ㆍ교통 등 산업기술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석탄ㆍ석유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현 에너지 시스템을 태양ㆍ바람 등 친환경 에너지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예선ㆍ민상식 인턴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