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넘어서 중류층까지
중국인 커플 상담 급증
강남인근 뷰티숍도 호황
“화장은 송혜교 스타일로 해주시고요. 웨딩드레스는 고소영이 입은 드레스 스타일로 해주세요.”
지난 5일 서울 강남의 한 웨딩업체. 이곳에 웬 낯선 중국인 예비부부가 찾아왔다. 결혼을 목전에 둔 이 커플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바로 웨딩 촬영을 하기 위한 것. 예비신부인 중국인 짜오찌엔나 씨는 “한국드라마에서 결혼식하는 장면을 봤는데 너무 예뻤다”면서 “평생 남는 건데 가장 멋지게 찍고 싶어 한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중국내 한류바람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단순히 한국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닌 한국인들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 것. 쇼핑은 여전히 큰손 중국관광객이 한국을 찾는 가장 큰 이유지만 쇼핑의 형태는 한국식 웨딩서비스 등 유형에서 무형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 1~7일 중국 국경절 연휴 동안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 수는 7만여명. 백화점 등 쇼핑가가 일대 중국인 특수를 톡톡히 본 가운데 또 다른 한쪽에서 조용히 미소를 짓고 있는 곳이 있었다. 바로 웨딩업체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대중매체를 통해 자연스레 한국의 웨딩상품을 접한 중국외국인들이 몰려들었다.
듀오웨드관계자는 “이번 국경절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중국인 커플의 상담건수가 크게 늘었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중국인 커플의 상담건수는 월 20건이었다면 올해는 월 20건이 넘을 정도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늘어난 중국인관광객 고객을 위해 중국어 전문 플래너도 두고 있다.
경제적 여력이 있는 일부 중국인들의 얘기가 아니다. 김효진 듀오웨드 실장은 “많이들 한국으로 웨딩관광을 오는 중국인들이 엄청난 부호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중상류층 예비부부들이 더 많다”면서 “이제 중국의 젊은 예비부부들에게 한국 웨딩관광은 예비신혼여행처럼 결혼 준비과정을 즐기는 코스이자 로망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한국에서 준비하는 결혼과정은 웨딩 촬영. 대개 3일 정도 시간을 잡고 한국에 방문하는데 촬영에 쓰일 드레스 가봉부터 헤어&메이크업, 웨딩 촬영 일정까지 방문과 동시에 이뤄진다. 한류스타들의 스타일을 선호하며 풀, 꽃, 나무 등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하는 사진을 선호한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덩달아 강남인근 뷰티숍들도 중국관광객 호황이다. 한류스타들이 평소 다니는 것으로 이름난 뷰티숍은 예약 만원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강남구 신사동의 ‘ㅈ’ 뷰티숍에서는 그 중에서도 “송혜교 등의 중국 한류스타의 메이크업 등을 그대로 해달라는 중국인들이 많다”면서 “운이 좋으면 스타를 직접 만나볼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갈수록 중국관광객 손님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