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부총리는 지난 10~11일 후난(湖南)성을 방문, 가난한 산간마을 주민들을 만나 고충을 듣는가 하면 서민주택과 식량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그의 이번 행보는 ‘친민 총리’로 불리는 원자바오(溫家寶) 현 총리를 연상케 하면서 차기 지도부 인선을 앞두고 총리로서의 이미지 각인시키기로 해석되고 있다.
그는 이번에 후난 성에서 샹시저우 펑황현의 산간 빈곤마을에 들러 험한 산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마을 주민의 집을 방문해 농사일, 의료, 교육 등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마을의 진료소를 둘러본 후에는 “진료소만 제대로 지어져 있어도 마을 주민들의 의료 불편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 수행한 직원에게 지원 방법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마을 주민과 만난 자리에서 한 주민이 돈이 없어 대학에 합격하고도 못 가게 된 여학생이 있다고 하자 “고학생을 돕는 정부 프로그램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위로를 보냈다.
런민르바오에 따르면 리 부총리는 산간마을 방문 후 현지 정부 직원들에게 급할 때 도와준다는 뜻의 ‘쉐중쑹탄(雪中送炭ㆍ눈이 올 때 숯을 보내주다)’ 이라는 성어를 언급하며 “국민들이 도움이 절실할 때 도와줘야지, ‘금상첨화(좋은 것 위에 좋은 것을 더한다)’ 식의 생색내기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후난 성 성도인 창사(長沙)에서 열린 서민주택 관련 회의에서는 “서민주택을 많이 짓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품질과 얼마나 공평하게 분배가 되느냐가 진짜 중요하다”며 최근 제기된 서민주택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리 부총리는 또 ‘중국 수퍼 벼의 아버지’로 불리는 중국공정원 위안룽핑(袁隆平) 원사를 만나 “중국인들의 먹는 문제 뿐만 아니라 세계 식량 안전에도 공헌할 수 있게 만든 당신은 중국의 국보(國寶)”라고 추켜세웠다. 정부차원에서 그의 연구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위안룽핑 원사는 35년 전 수확량을 획기적으로 늘린 잡종 벼를 개발해 중국의 식량 문제를 해결한 공로를 세웠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