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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미 사우디대사 암살기도 적발…美 ‘발칵’
美, 이란인 2명 기소

오바마 “UN안보리 회부”

이란 추가제재 등 강경대응


이란 “조작”강경 부인

“새로운 심리전 시작”비난

미국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미국 내에서 암살하려는 음모가 적발돼 미국과 중동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에 이란이 개입된 것이 포착되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추가 제재를 단행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 문제를 회부하는 등 강경 대응을 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사법당국은 주미 사우디 대사를 살해하려는 혐의로 이란 출신 용의자 2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워싱턴의 이스라엘과 사우디 대사관 폭탄 테러도 획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이들 용의자가 이란 혁명수비대의 특수부대인 쿠드스(Quds) 요원 출신이라면서 이 사건의 배후에 이란 당국이 개입됐다고 말했다.

멕시코 갱단 이용 암살 계획=이번에 기소된 만수르 알밥시아르(56)는 지난달 29일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미국과 이란의 이중국적자인 알밥시아르는 쿠드스 요원 출신 골람 샤쿠리와 함께 멕시코 마약갱단의 도움을 받아 주미 사우디 대사를 살해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알밥시아르는 “쿠드스 조직의 고위직에 있는 자신의 사촌에게서 멕시코 갱단을 이용해 주미 사우디 대사를 암살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샤쿠리는 이번 음모에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자백했다.

이들은 멕시코 마약갱단으로 위장한 미 사법당국의 정보원과 수차례 멕시코에서 만나면서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10만달러를 이 정보원에게 미리 건넸고, 사우디 대사 살해에 총 150만달러를 주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용의자들은 사우디 대사가 즐겨찾는 레스토랑에 대한 폭탄테러도 논의했다. 이들은 “사우디 대사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상원의원을 포함한 민간인들이 함께 숨지는 것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고 사법당국 관계자들은 전했다.

오바마 이란 추가 제재=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이번 사건이 미 국내법 및 국제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이란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를 단행하는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 문제를 회부할 방침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주미 사우디 대사 암살 기도가 발각됨에 따라 이란은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월 이 음모에 대해 처음 보고를 받은 뒤 총력을 다해 조사해 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미 비에터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번 음모의 적발은 우리 정보당국 및 사법당국의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한편 이란 정부는 주미 사우디 대사 암살 계획에 이란이 연루됐다는 미국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란 대통령의 언론보좌관인 알리 아크바르 자반페크르는 미국 내에서 이란이 개입된 테러기도가 있었다는 미국 측 주장을 “조작”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미 정부가 국내 문제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을 외부 위협으로 돌리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란의 반관영 메흐르통신 역시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새로운 심리전을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종파 간 분쟁으로 오랫동안 정치ㆍ외교적 갈등을 빚어왔다. 수니파가 대부분인 중동의 대표적 친미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시아파인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비난하면서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해 왔다. 미국은 1984년부터 이란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 놓은 상태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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