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주 해외도주 봉쇄
자금난에 시달리던 중소기업이 줄도산하며 불거진 원저우(溫州)발 금융위기 공포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원저우 중소기업의 신용경색 완화를 위해 감세, 대출 등 긴급 조치를 내놓으면서 이 같은 금융위기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중국 중소기업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저장(浙江)성 원저우는 중국 금융당국의 긴축정책으로 은행을 통한 자금줄이 막히면서 고리 사채 시장에 수요가 몰렸다. 고금리를 버티지 못하고 도산하거나 해외 도피 및 자살을 하는 기업주가 속출하면서 원저우 문제는 국가적인 이슈로 부상했다.
원저우발 위기가 중국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자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궈칭제(國慶節) 연휴기간인 지난 3일과 4일 저우샤오촨(周小川) 런민(人民)은행장과 셰쉬런(謝旭人) 중국 재정부장 등을 대동하고 직접 현지를 찾았다. 그의 시찰은 즉각적인 약발을 받으며 원저우에 대한 긴급 처방이 쏟아져 나왔다.
메이르징지신원에 따르면 원저우 시 정부는 지난 9일 기업 합병 지원 및 중소기업 감ㆍ면세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17개 항의 새로운 재정 조항을 발표했다.
4대 국유은행의 하나인 젠서(建設)은행은 50명으로 구성된 원저우 중소기업 해결 전문팀을 꾸려 현지 기업과 일대일 면담을 하고 있다. 젠서은행은 100개 기업을 우선 선정해 여러 루트를 통한 자금난 해결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 저장 성과 원저우 시는 원저우 시 사채(私債)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1000억위안을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별도로 원저우 시는 런민은행에 600억위안의 대출자금을 요구했다고 시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원저우 시 정부는 기업주의 도주를 막기 위해 해외 출장 시 정부에 보고할 것과 휴대폰 전원을 24시간 켜놓을 것 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의 노력으로 엄청난 채무를 남기고 자취를 감췄던 기업주도 속속 귀환하고 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