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본의 탐욕과 이로 인한 소득 불평등에 항의하는 반(反) 월스트리트 시위가 미국 전역을 넘어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연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11일 시민단체 금융소비자협회에 따르면 협회와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주축이 돼 금융자본 규탄 움직임에 동참하기로 하고 참여연대를 비롯한 여러 시민단체와 노동계, 금융 피해자 단체 등과 접촉, 구체적인 행동 방안을 논의 중이다.
백성진 협회 사무국장은 “참여 가능성이 있는 단위들이 지난 10일 개별적으로 실행회의를 시작했다”며 “12일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계획을 밝히고 15일 집회를 열어 ‘여의도 금융가 점거’를 선언할 것”이라고 전했다.
집회 장소는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으로 잠정 결정됐으며 집회는 올 연말까지 정기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월가 반대 시위에 연대하는 뜻으로 ‘점령하라’(occupy)는 단어를 써 ‘여의도 금융가 점거’라는 구호를 내걸기로 했다.
참여 단체들은 최근 부실 대출로 논란이 된 저축은행 사태를 비롯해 파생상품 키코(KIKO), 대학 학자금 대출이자 등 국내 자본시장에서 벌어진 민생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계획이다.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선 예금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금융당국에 대해 부실 감독 책임을 물어 고소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참여 단체들은 나아가 은행 지분의 최소 51%를 정부가 소유하거나 국민주 등 형태로 국민이 소유하게 하는 등 금융 독립성 확보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백 사무국장은 “총체적으로 비정상인 현 금융시스템 아래에선 지금까지 피해가 없었던 이들에게도 ‘언젠가 당신 차례가 온다’는 여론을 확산하는 것이 목표”라며 “구체적인 각론 제시를 통해 전 세계적인 금융자본 반대 운동에 동참하는 움직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ㆍ빈민단체들의 연대체인 빈곤사회연대도 ‘1%에 맞선 99%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를 내걸고 오는 15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금융자본 규탄 집회를 연 뒤 명동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빈곤사회연대는 집회를 통해 “등록금과 청년실업, 노인 빈곤, 노후 불안정, 높은 집값과 물가, 저임금 등 문제는 모두 신자유주의의 폐해”라며 “자본주의 체제에서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 착취당하던 이들이 함께 모여 세계를 바꾸자”고 촉구할 예정이다.
이날 각 단체는 애초 계획대로 집회를 개최하고 나서 오후 6시 서울광장에 모여현 금융시스템에 대한 비판과 물가, 부동산, 교육 등 민생 관련 현안에 관해 문제를제기하는 ‘1%에 맞선 99%’ 집회에 동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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