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에 그의 생부 압둘파타 존 잔달리(80)는 “놀라지 않았지만 슬펐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자 1면에 “재회는 없었다(Reunion never came)”는 제목의 잡스의 생부 인터뷰 기사를 싣고 이같이 보도했다.
잔달리는 “지난 수요일 회사에서 잡스의 사망소식을 접했다”며 “모르는 사람이 전화해 애도를 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잡스에게 몇 차례 이메일을 보냈지만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잔달리는 자신이 보낸 이메일에 대해 잡스로부터 두차례 짧은 답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마지막 답신은 잡스가 죽기 6주 전에 도착한 것으로, 잡스는 간단히 “고맙다(Thank you)”고 썼다고 그는 주장했다. 하지만 잡스 가족의 측근은 잡스가 한번도 생부에게 답신을 보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잔달리는 자신이 보낸 이메일에 대해 “내가 왜 이메일을 보냈는지 모르겠다”며 “아마 잡스의 건강 소식을 듣고 나쁜 생각이 들어서 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에게는 그의 삶이 있고 나에게는 나의 삶이 있다. 우리는 만난 적 없고, 만일 만난다하더라도 그에게 무슨 말을 할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잔달리는 또 5년 전 잡스가 친아들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떻게 알게 됐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매우 큰 충격”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잔달리는 아들이 만든 제품이 나오자 마자 사들이는 얼리 어댑터였다고 밝혔다. 그는 잡스의 신제품 설명회 동영상과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연설문을 찾아 봤다면서 잡스의 사망 소식을 접한 이후 그의 20대와 30대 사진들을 온라인 뉴스사이트를 통해 보고 “나와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
잔달리는 인터뷰를 마치고 떠날 때 손에 쥔 아이폰을 흔들어 보이면서 “그들은 최고를 만들었다, 스티브 잡스는 천재였다”고 말했다.
현재 라스베가스 한 카지노의 총지배인을 하고 있는 잔달리는 위슨콘신 대학시절 잡스의 생모 조안 시블을 만나 사랑에 빠졌고 잡스를 갖게 됐다. 하지만 조안의 집에서 시리아인인 그와의 결혼을 반대하자 두 사람은 미혼인 상태에서 잡스는 나았다. 잡스는 생후 일주일만에 입양됐다.
이후 조안의 아버지가 숨지자 두 사람은 결국 결혼해 1957년 잡스의 여동생이자 현재 유명 소설가인 모나 심슨을 낳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5년뒤 이혼했다.
한편 잡스는 지난 5일 오후 3시(현지시간) 자신의 집에서 호흡정지와 췌장암(respiratory arrest and a pancreatic tumor)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잡스의 사망진단서를 인용해 ‘호흡정지’가 잡스에 대한 직접적인 사인으로, 근본 사인은 ‘전이성 췌장신경내분비종양(metastatic pancreas neuroendocrine tumor)’이라고 돼 있었으며 부검은 하지 않는 것으로 돼 있다고 보도했다.
또 사망진단서에는 잡스가 ‘특정 종교와 관계없는’ 샌타클래라의 한 묘지에 지난 7일 매장된 것으로 기재돼 있다고 덧붙였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