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채용 경쟁률이 142대 1에 달하는 등 중국에서 공무원시험 열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공무원국이 내년 채용시험에서 ‘덕(德ㆍ인성)’을 주요 선발 기준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인성을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없어 부정합격의 여지를 높일 수 있다며 네티즌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공무원 채용을 주관하는 국가공무원국이 2012년 중앙기관과 산하 직속기관의 공무원 채용에 관한 시험공고, 응시원서 접수 등의 작업을 이달 중순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공무원국은 내년 채용에서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인재를 뽑겠다면서 필기와 면접 성적 만이 아닌 인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공무원으로서 금지된 행동을 한 적이 있는지, 위법행위나 기율위반 행위를 한 적이 있는지 등을 살피는 것은 기본이고 정치력, 정치적 성향, 사회적 책임감, 시민을 위한 봉사정신 등을 중시할 예정이다.
이는 최근 공무원과 관련된 부패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리 사채를 감당하지 못해 90명에 가까운 기업주가 야반도주한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에서는 사채의 전주 가운데 공무원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진다.
또 공무원들의 불륜, 성상납 등 문란한 사생활은 인터넷 화제거리의 단골 소재다. 특히 인터넷에서 공개된 공무원 간부들의 성 스캔들의 80% 이상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나 간부들의 사생활이 부패 척결의 큰 위협이 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어떤 기준으로 인성을 평가할 것인지는 간단하지 않다. 때문에 중국 네티즌들은 “황당한 계획이다”,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부정 합격률 가능성만 높인다”는 비난이 속출했다.
올해 중국 국가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원서를 낸 사람은 217만6000명, 이 가운데 최종 합격자는 1만5290명으로 채용 경쟁률이 142대 1을 기록했다. 안정된 고용, 뛰어난 복지혜택, 사회적 지위를 보장하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내년에는 이보다 더 많은 응시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