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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냉키 “美경제 비틀…추가행동 준비”
“성장·일자리 전망 암울”의회·백악관에 협조 당부…QE3는 구체적 언급 피해
유럽 재정난이 악화되고 미국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ㆍ연준) 의장이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러나 추가 양적완화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Fed, 추가 행동 준비=버냉키 의장은 이날 의회 합동청문회에 출석해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가 경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더욱 강력한 경제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적절한 추가적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실시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단기채권 팔고 장기채권 매입) 조치가 의미가 있었지만, 이는 비틀거리는 미국 경제를 지지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는 아니다”며 더 많은 채권을 사들이는 추가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그는 추가 양적완화 여부에 대해서는 “경제가 어디로 갈 것인지를 모르기 때문에 어떤 것도 테이블 위에서 치우지 않고 있지만 그런 것(양적완화)과 같은 조치를 할 즉각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美 경제 회복 ‘비틀’=버냉키 의장은 미국 경기전망이 여전히 침울하고 유로존 위기가 미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미국 경제가 비틀거리려고 하고 있다”면서 “6월 회의 당시 전망했던 것보다 4분기 경제성장 속도가 더 늦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고용시장이 당분간 침체를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유럽의 재정위기가 미국 경제 활동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유로존 위기가 리스크를 키우면서 미국 가계와 기업의 자신감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Fed는 유럽 상황이 악화될 경우, 은행 시스템 유지를 위한 마지막 은행으로서 담보물 대비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회ㆍ백악관에 협조 촉구=버냉키 의장은 이와 함께 경제회복을 위한 의회와 백악관의 협조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통화정책이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이 현재 미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면서 “건강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은 모든 경제정책 결정권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책임”이라고 역설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단기간의 급작스런 지출 삭감과 세금 인상은 경제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며 의원들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 같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최근 Fed가 직면한 정치권 비난을 간접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공화당은 Fed의 지나친 개입이 인플레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민주당은 Fed가 실업률 해소를 위해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지 않다고 압박해왔다.

한편, Fed는 다음달 1~2일 FOMC를 열고 새로운 경기 전망을 내놓을 계획이다. 시장은 이 회의에서 새로운 추가 부양조치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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