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4일(현지시간) 유럽 주요 증시 주가가 사흘 연속 급락세를 보인 반면, 미국 뉴욕증시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의 위기 금융기관 구제 방안 마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막판 급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미 뉴욕증시 마감 이후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한 순간에 3단계나 강등하는 등 새로운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어 시장이 조기에 안정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뉴욕증시 막판 반등 성공=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유로존 위기에 대한 우려 속에 급락세로 출발했으나 막판에 급반등세로 돌아서, 전일대비 153.41포인트(1.44%) 오른 1만808.71에 거래를 끝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24.72포인트(2.25%) 급등한 1123.95를,나스닥 종합지수는 68.99포인트(2.95%) 오른 2404.82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그리스가 결국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로 갈 것이라는 우려가팽배해 급락세로 출발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가 현금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며 80억 유로의 긴급 자금 방출을 연기했다. 프랑스와 벨기에 합자은행인 덱시아가 파산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도 불안감을 키웠다.
하지만 장 막판에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역내 금융기관들을 구제하기 위해 추가조치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하고 은행 재자본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는 호재성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여기에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의회에서 경제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도 장 후반에 시장에 반영되면서 급반등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유럽증시 사흘째 급락세=앞서 거래를 마친 유럽 증시는 유로존 채무위기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지난주 금요일 이후 사흘째 급락세를 보였다.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58%나 하락한 4944.44로 심리적 지지선인 5000선이 무너진 채 거래를 마감했다. FTSE 100 지수는 3분기 들어 14%나 폭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도 2.98% 떨어진 5216.71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 역시 2.61% 내린 2850.55로 거래를 마쳤다. 위기의 진원지 역할을 하고 있는 그리스 아테네 증시는 전일 종가 대비 6.28% 폭락하면서 지난 1993년 6월 이래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아 위기가 심화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이탈리아 신용등급 3단계 강등=무디스는 이날 이탈리아의 장기 자금조달 리스크가 증가했다며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A2’로 3단계 하향조정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해 향후 등급이 더 내려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무디스는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강등 이유로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적자 위기로 전반적인 금융환경이 악화되고, 이에 따라 이탈리아와 같이 공공부채 수준이 높은 나라는 장기자금 조달 위험이 커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경제가 좋지 않고 글로벌 경제전망도 밝지 않아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위험성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치,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공공부채를 줄이려는 정부의 목표를 이행하는데 시간이 걸리며 리스크도 따른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시장에서 예견됐던 것이지만, 새로운 리스크가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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