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가 다시 한번 ‘유로존 재무부’ 창설을 역설하고 나섰다.
소로스는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게재한 ‘2차 대공황을 피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전세계가 또다른 대공황으로 달려가고 있다”며 “유럽은 상실한 통제력은 되찾고 이를 바로 시행에 들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2차 대공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3단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소로스가 제시한 세가지 방안은, 첫째 유로존 회원국이 공동의 재무부를 창설할 것, 둘째 유럽 주요 은행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지도에 따라 자본을 재구성할 것, 셋째 ECB가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를 단기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것이다.
소로스는 이 세가지 단계가 작동하는 과정도 설명했다. 그는 유럽 재부무 창설을 위한 조약이 나오는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그 과도기 단계로 ECB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가장 우선적으로 선결되어야 할 과제는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가 유로존으로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화벽을 치는 것”이라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국채에 물려 있는 유럽 주요 은행들의 자본 재편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ECB는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국채를 저렴한 가격에 매입해 또다른 부채 위기 압박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이탈리아나 스페인은 다시 국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되고 은행들은 이들 국채를 사들이면서 전체적으로 자금 순환에 숨통을 틔워주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 세가지 단계를 통해 유럽은 부채위기를 해결하는 동시에 시장을 안정시키고 새로운 성장 전략을 짜는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로스는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세가지 조치가 글로벌 위기를 막는 대신 그리스의 디폴트를 허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이 그리스를 디폴트로 몰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소로스는 또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EFSF 증액안은 한시적 위안을 가져올 뿐, 이어지는 실망감은 금융시장을 또다시 벼랑끝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 재무부 창설과 같은 제안은 매우 급진적이어서 각국의 정부와 은행들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며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대중들의 압박이라고 덧붙였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