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外食)은 사절이다. 그렇다고 내식(內食,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을 하는 것도 아니다. 이른바 중식(中食)이다.
지금 일본은 도시락도 집에서 먹는 시대가 됐다. ‘불황의 여파’로 도시락을 사다가 집에서 먹는 시대, 즉 외식과 내식의 중간 형태인 중식(中食, 나가쇼쿠 :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도시락이나 반찬, 디저트 등을 사다가 집에서 먹는 것)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다.
지난 1990년대 후반, 일본에서는 나카쇼쿠가 늘기 시작했다. 5조엔 정도(일본식품안전·안심재단 집계)였던 나카쇼쿠 시장규모는 2005년에는 6조3000억엔으로 25.9% 늘어났고, 이 기간 외식 시장규모는 12.9% 줄었다. 이후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 2008년(야노(矢野)경제연구소 집계)에는 8조4879억엔에 이르게 된 나카쇼쿠 시장규모는 현재 20조엔 정도로 추정되는 외식 시장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어느새 10조엔에 육박할 정도로 커지게 됐다.
이 가운데 편의점의 매출은 단연 높았다.
편의점 매출이 2조2140억엔으로 늘어난 가운데 패밀리마트는 28일 2012 회계연도(2011년3월∼2012년2월)의 영업이익 전망을 385억엔에서 421억엔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익이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나카쇼쿠 붐에 맞춰 내놓은 냉장 생선초밥이나 칼로리를 줄이고, 짠맛을 없앤 도시락 등의 판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 홀딩스도 세븐일레븐 재팬 등 편의점 사업이 호조를 보인 덕에 영업실적 예상을 상향조정했다.
슈퍼마켓과 백화점도 각각 1조3273억엔, 2530억엔으로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나카쇼쿠가 늘고 있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며 소비자의 절약 상황이 강해진 것을 그 이유로 지적했다. 또 단독가구가 늘고 고령자 가구가 증가하면서 가정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점을 ‘나카쇼쿠’ 시장규모 증가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나카쇼쿠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지난 2008년 11월 단독 가구(20∼69세 남녀) 1110명을 상대로 진행된 인터넷 식생활 조사에 따르면 주1회 이상 나카쇼쿠를 이용하는 64.6%의 이용자들은 도시락을 사서 집에서 먹는 이유로는 74.5%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또 ‘인스턴트 식품보다 식사에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26.3%)거나 ‘좋아하는 메뉴를 고를 수 있다’(22.1%)는 응답으로 그 이유를 밝혔다.
이 조사에 따르면 나카쇼쿠를 매일 이용한다는 응답이 7.7%, ‘주 4∼5일’이 14.9%, ‘주 2∼3일’이 22.5%, 주 1회가 19.5%였다.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는 이는 7.2%에 불과했다.
이용 품목을 살펴보면 도시락이 66.4%로 가장 많았고, 주먹밥(65.2%), 빵·샌드위치(56.7%), 튀김(45.2%), 샐러드(43.8%) 순으로 품목이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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