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한국자본시장이 대폭 개방돼 최근 주가급락의 원인이 되고 있는 가운데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아시아 신흥국 등이 외부 자금 유입에 대한 규제없이 개방한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은 28일(현지시간)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설에서 “이머징 마켓의 경험에 비춰볼 때 금융시장을 개방하기 전에 은행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르헨티나, 멕시코, 그리고 1990년대 아시아 신흥국들은 외국에서 유입되는 자금을 규제하거나 감독할 수 있는 뚜렷한 수단이 없었다”면서 “이들 국가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 개방 전에 먼저 은행 규제들을 강화하는 방안들이 시행돼야 한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이 한국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한국은 외환위기 당시 구제금융의 대가로 1998년에 증시 외국인 투자한도를 100%로 확대한 바 있다.
그는 또 “미국 등 선진국들은 신흥국들의 책임 있는 재정정책을 비롯해 자유무역 활성화, 공공투자 실시, 교육 지원 등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