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재정위기 해법을 놓고 이견 충돌이 계속되고 있지만 유로존 내에서는 전반적으로 그리스의 위기 극복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유로존 해법의 열쇠를 주고 있는 독일이 “강한 그리스를 원한다”며 지원 의지를 거듭 확인했고, 그리스 의회도 부동산 특별세를 통과시키면서 긴축으로 화답했다. 또한 슬로베니아 의회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를 가결해 부도 위기의 그리스를 측면에서 지원했다. 28일(현지시간) EFSF 확대안 비준에 들어가는 핀란드도 승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7일 베를린을 방문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 실무 만찬을 하기 직전 기자들에게 “우리는 유로존에서 강한 그리스를 원한다”며 “독일은 그리스에 필요한 모든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자국내 비난 여론에 부딪혀 그리스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메르켈 총리가 그리스 지원 의지를 거듭 밝힘으로써 29일 예정된 독일 연방 하원의 EFSF 증액안 비준 결과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EFSF 증액안 통과를 위해 연정내 반대파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차 구제금융의 6차분인 80억유로 지원에 사활을 걸고 있는 그리스는 부동산 특별세를 승인하면서 재정적자 감축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그리스 의회(총의석 수 300석)는 이날 부동산 특별세 도입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55표, 반대 142표로 가결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특별세 도입 이외에도 공공부분 감원, 공무원 임금 삭감, 연금 삭감 등 추가 긴축 조치들이 내달 말 의회에서 표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특별세 도입은 이른바 트로이카(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가 그리스 긴축 프로그램 이행을 점검하기 위해 실사를 재개하려는 시점에서 나왔다. 트로이카 실사단은 29일 또는 30일 아테네로 복귀할 예정이다.
아울러 유로존 회원국은 재정난을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에 구제금융을 지원하기 위한 EFSF 확대안을 속속 가결하고 있다. 슬로베니아 의회는 이날 EFSF 확대 법안을 찬성 49표, 반대 4표, 기권 37표로 최종 승인했다.
이날 슬로베니아가 EFSF 확대안을 가결함으로써 EFSF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된 국가는 유로존 17개 회원국 중 9개국으로 늘었다. 이번주 표결에 들어가는 핀란드(28일), 독일(29일), 오스트리아ㆍ에스토니아(30일) 4개국 가운데 그리스 구제금융에 강경노선을 보여왔던 핀란드와 독일의 승인 여부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