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80대 부부가 인정 많은 의사에게 감동, 500억원에 가까운 기부금을 쾌척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시카고대학병원은 22일(현지시간) “병원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인 4200만 달러(약 480억 원)를 기부 받았다”면서 “이 기금으로 의사와 환자의 의사소통 개선과 관계 강화를 돕기 위한 교육센터를 설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부금 쾌척자는 시카고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온 매튜 벅스봄(85)과 캐롤린 벅스봄(82) 부부. 이들은 이 병원 내과전문의 마크 시글러(70) 박사의 따뜻한 진료에 감동해 이 같은 결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롤린 벅스봄은 “남편이 갑자기 큰 수술을 받게 됐을 때 시글러 박사는 적절한 수술진을 찾기 위해 진심으로 애를 썼고 담당 의사로서 수술실에도 함께 있어 주었다”며 “그는 환자 개개인에게 눈을 맞추고 공감해주며 때로 집에까지 전화를 걸어 환자를 챙기는 의사”라고 말했다.
남편 매튜 벅스봄은 미국에서 2번째로 큰 쇼핑몰 체인을 소유한 부동산 투자신탁회사(General Growth Properties)의 설립자. 벅스봄 가족은 “시글러 박사를 역할 모델로 의료진과 의대생들을 교육해달라”며 기금을 마련해 시카고대학병원 측에 전달했다.
세계적인 의료윤리학자로도 잘 알려진 시글러 박사는 “의사가 치료 과정에서 질병에만 관심을 두고 환자를 소외시키는 일이 있다”며 “좋은 진료는 의사와 환자가 인간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사는 환자의 배경이나 교육 수준에 상관없이 명확한 설명과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의사와 환자의 상호작용이 원활할 때 치료 효과가 더욱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당뇨병, 자폐증, 만성 두통의 경우 효과 차이는 놀라울 정도”라고 전했다.
벅스봄 부부가 기부한 돈으로 지어질 ‘최고의 진료를 위한 벅스봄 연구소(Bucksbaum Institute for Clinical Excellence)’는 시글러 박사가 총책임자를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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