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를 방문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6일 기후 변화가 말 그대로 이제 우리들의 발목을 적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7일 오클랜드에서 열리는 태평양 도서 국가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키리바시와 솔로몬 제도를 거쳐 5일 오클랜드에 도착한 반 총장은 이날 오클랜드대학 강연을 통해 기후 변화가 이제 더 이상 멀리 있는 미래가 아니라며 이같이 밝혔다.
태평양 도서 국가 포럼에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하는 것은 반 총장이 처음이다.
반 총장은 “기후 변화는 내일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들의 발목을 적시고 있다.
키리바시 등지에서는 그것이 말 그대로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라며 재생 가능한 에너지 분야로 진출하지 않고는 이 같은 문제가 더욱 악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태평양 지역은 기후 변화의 최전선이라고 지적하면서 뉴질랜드는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찾아내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태평양 지역 도서 국가들의 해수면이 계속 높아지면서 바다는 우리들의 현재 경제개발 모델에 뭔가 심각한 잘못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우리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문제 해결 없이는 배기가스를 줄이는데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뉴질랜드는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쓰는 에너지는 많은 양이 재생 가능한 자원에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 총장은 또 뉴질랜드에서 태평양 도서 국가 포럼에 이어 9일부터 럭비 월드컵이 열리는 것과 관련, 두 가지 분야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럭비에서는 치아를 잃지만 외교에서는 체면을 잃는다”고 농담을 던져 방청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럭비 월드컵에서 뉴질랜드 국가대표 럭비팀 올블랙스의 선전을 기원한다면서 “정신과 마음에서 럭비 월드컵은 팀워크, 상호존중, 연대감, 결단과 용기 등 공통된 가치와 삶의 방식의 축제”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이어 오클랜드대학 출신으로 뉴질랜드 총리를 지낸 헬렌 클라크 유엔개발계획(UNDP) 총재에 대해 언급, “이번에 처음 오클랜드대학 캠퍼스에 와봤지만 종종 오클랜드대학에서 교육을 받았던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헬렌 클라크와마주 앉아 있을 때면 언제나 그런 생각이 든다”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날 반 총장의 오클랜드 대학 강연에는 학생과 교수, 뉴질랜드 정관계 인사, 외교관 등 2000여 명이 참석, 대성황을 이루었다.
반 총장은 7일 태평양 도서 국가 포럼에 참석한 뒤 호주로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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