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 최고 수장인 성(省)정부 서기 교체에 이어 저장(浙江), 윈난(雲南), 하이난(海南), 허베이(河北)성 등에서 대리성장이 새로 선출됐다. 타지역에서 정치 경력을 쌓았고, 전문성을 갖춘 고학력 인사라는 점이 돋보인다.
31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저장, 하이난, 윈난 성 3곳에서 각각 샤바오룽(夏寶龍ㆍ52), 장딩즈(蔣定之ㆍ57), 리지헝(李紀恒ㆍ54) 부서기가 대리 성장으로 발탁됐다.
샤바오룽 저장 성 대리성장은 톈진(天津)시 상무부시장 등을 거쳤다. 저장 성으로 옮겨온 후 부서기, 정법위원회 서기 등을 역임했다.
장딩즈 하이난 대리성장은 장쑤(江蘇)성 부성장을 거쳤으며 은행업감독위원회(은감회) 부주석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또 싼샤(三峽)댐 건설위원회 위원을 지내는 등 분야를 넘나든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지난해 12월 하이난 성 부성장으로 옮겨온 후 뤄바오밍(羅保銘) 전 성장은 “핵심 사업을 금세 장악하고 인플레 억제, 금융개혁 등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그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리지헝 윈난 성 대리성장은 광시좡족자치구 난닝(南寧)시 서기, 광시좡족자치구 당위원회 부서기를 거쳐 윈난 성 부서기를 역임했다.
이에 앞서 허베이(河北)성 대리성장에 장칭웨이(張慶偉ㆍ50) 중국상용항공기공사 이사장이 임명됐다. 그는 중국 우주항공계의 스타로 ‘60허우(後ㆍ1960년 이후 출생자)’ 출신 차세대 정치인으로 주목받는 인물이다.
이들은 비록 자신이 몸담고 있던 지역에서 대리성장으로 승진 했지만, 모두 타지역에서 정치 경력을 쌓았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또 샤바오룽은 경제학 박사, 리지헝은 박사과정 수료, 장딩즈와 장칭웨이는 공학 석사 출신으로 고학력자들이다.
중국에서 성장은 지위로 볼 때 국무원 산하 각 부처의 부장급(장관급)에 해당되며, 성 서기는 지역에 따라 장관급과 국가급으로 나뉜다.
중국은 내년 10월 당 대회를 계기로 한 권력 재편을 앞두고 지난 3월 양회(兩會ㆍ전인대와 정협) 때부터 고위 간부들의 인사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대리성장 인사에 앞서 시짱(西藏ㆍ티베트)자치구 서기로 천취안궈(陳全國) 허베이 성장이, 윈난성 서기에는 친광룽(秦光榮) 현 성장이, 하이난성 서기에 뤄바오밍 현 성장이 각각 승진 기용됐다. 홍콩 밍바오(明報)는 천광룽, 뤄바오밍 서기 등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권력기반인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파에 속한다며, 공청단파 승진 기용도 이번 인사의 특징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