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이 무아마르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 인근까지 진격한 가운데 반군이 장악한 수도 트리폴리는 은행과 상점이 영업을 재개하고 시내버스 운행이 시작되는 등 일상을 되찾는 모습이다.
리비아 반군은 29일(현지시간) 트리폴리에서 250㎞ 떨어진 무아마르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 인근까지 진격, 카다피에 대한 압박을 높여 가면서도 최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물밑 협상을 계속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지원 아래 시르테 서쪽 외곽까지 진군한 반군은 전국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한 최후의 일전을 준비하면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으나, 이날 양측간에 큰 교전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반군 사령관 모하메드 알-포르티야는 카다피군을 공격하던 서부의 반군 세력이 28일 주와라시(市)에서 매복 공격조에 걸려 양측 간에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면서 시르테를 평화적으로 접수하기 위해 부족들과의 협상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주일째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카다피와의 직접적인 접촉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군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NTC) 마흐무드 샤맘 대변인은 “시르테를 평화적으로 넘겨받는 협상을 무한정 끌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우리는 리비아의 신속한 통일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반군이 장악한 수도 트리폴리는 이날 라마단이 끝난 뒤 찾아오는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 피트르’를 앞두고 3개 은행이 영업을 재개한 가운데 상당수 상점들도 문을 열고 손님을 맞는 등 일상을 찾아가고 있다. 이날 문을 연 3개 은행에는 돈을 찾으려는 시민들로 긴 줄이 형성됐으며 시민들은 30일 또는 31일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드 알-피트르 축제’를 앞두고 현금을 찾느라 분주했다. 거리는 주말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가운데 생필품을 파는 상점들도 문을 열고 손님을 맞았으며 시내버스들이 운행되는 것도 목격됐다.
그러나 전력부족으로 정전이 수시로 일어나고 식수난도 여전했으며 병원들은 의약품 부족을 하소연했다. 반군 측은 수도 트리폴리의 전기와 식수 등을 복구하는 재건팀을 보호하는 데도 나토가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트리폴리에서는 적어도 주민의 60%가 식수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 관리는 말했다.
한편, 리비아 반군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NTC)의 무스타파 압델-잘릴 위원장은 29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나토를 비롯한 반군 지원국 국방장관 회의에서 카다피가 여전히 리비아와 전 세계에 위협적인 존재라면서 카다피 세력의 잔당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나토와 동맹국들의 계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나토 연합군을 지휘하고 있는 미군 제독 새뮤얼 록리어 사령관은 “카다피 정권이 붕괴 직전이며 자금이 매일 줄어 결정적인 작전을 수행할 능력도 더 이상 없다”면서 동맹군의 임무를 끝까지 수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반군 측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인도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2월26일 폐쇄했던 트리폴리 주재 대사관을 이날 재개설했고, 니제르는 NTC를 리비아 국민을 대표하는 합법적 기구로 공식 승인했다. 또 튀니지 재계 대표단도 조만간 리비아를 방문해 양국 무역 문제를 논의하기로했다고 튀니지의 한 언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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