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에다“ 1차투표서 승리”
오자와·하토야마 지지업고
각진영 부동표 굳히기 총력
마에하라-노다 2위권 치열
결선투표 대비 합종연횡도
일본의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 후임을 결정하는 민주당 당대표 경선이 29일 진행 중인 가운데 후보자 중 절대강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 투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경선에는 사상 처음으로 후보자가 5명이나 출마해 막판까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경제산업상,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외무상,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상, 가노 미치히코(鹿野道彦) 농림수산상, 마부치 스미오(馬淵澄夫) 전 국토교통상 등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이 중 가이에다 경제산업상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동안 결선투표 지지를 당부해 온 가이에다 후보는 1차 투표에서 끝낸다는 각오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는 민주당 소속 중의원ㆍ참의원 총 407명 가운데 당원 자격이 정지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 등 9명을 제외한 398명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200명 이상)를 획득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2명의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르고, 여기서 선출된 대표는 간 총리의 잔여임기인 내년 9월까지 당을 이끌게 된다.
▶가이에다 “1차 투표서 끝낸다”=현지언론 판세 분석 결과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획득하는 후보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가이에다 후보가 “1차 투표에서 승리를 목표로 전략을 수정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9일 보도했다.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가이에다는 당내 최대 계파를 이끌고 있는 오자와 전 간사장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의 지지를 등에 업고 차기 ‘황태자’로 옹립되면서 1위로 급부상했다.
100여명의 지지의원을 확보한 가이에다 진영은 1차 투표에서 승리하기 위해 각 진영의 부동표를 끌어 모으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가이에다를 지지하고 있는 오자와 그룹은 가노 농림상 진영을 정조준하고 있다. 가노 후보는 이와 관련 “그룹내 의원 몇명이 아예 얼굴을 비치지도 않는다”며 “오자와 그룹의 물밑작업이 시작됐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가이에다가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획득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수치상으로 보자면 가이에다가 오자와 그룹(120명)과 하토야마 그룹(40명)의 지지를 받은 만큼 160표 이상을 획득해야 하지만 이중 이탈자가 생기면서 지지층은 100명 안팎에 머물고 있다.
▶마에하라ㆍ노다 2위 싸움=지지층이 겹친 마에하라 전 외상과 노다 재무상은 치열한 2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대중적 지지를 한몸에 받아왔던 마에하라 전 외상은 재일 한국인 정치헌금 문제에 발목이 잡혀 세를 불리는 데 실패했다. 현재 50표 정도를 획득한 그는 28일 후보자 토론회에서 “당내에는 매우 능력있는 인재가 많다”며 젊은층이나 다른 그룹의 인재를 등용할 생각을 강조하면서 부동층에 지지를 호소했다.
노다 진영은 당 집행부와 간 나오토 총리 그룹 일부에서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가노 농업상과 마부치 전 국교상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한편, 28일 밤까지도 지지 여부를 정하지 못한 의원들이 60명 가량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결선땐 치열한 접전=경선 하루 전날인 28일 밤,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이에다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 획득이 불가능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각 진영은 결선 투표 승리를 위한 합종연횡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가이에다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차기 총리를 노리고 있는 오자와 전 간사장은 투표 직전까지 지지의원들과 민주당을 후원하는 업계 단체 등 외곽 세력을 총동원해 가이에다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가이에다의 대항마인 마에하라, 노다 진영은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후보 단일화로 맞설 전략이다. 당내 주류파인 이들 그룹 내에서는 “결선투표까지 가게 되면 오자와 전 간사장의 복권을 막기 위해서라도 2위 후보에 결집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현지언론은 이번 경선과 관련해 “정책 대결은 실종된 채 오자와 그룹과 비(非)오자와 그룹의 세력 대결이 또 한 번 재연되고 있다”며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이 커져 29일 투표 직전까지 다수파 공작과 합종연횡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