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주최하는 세계 중앙은행 총재 연차 총회인 잭슨 홀 컨퍼런스에서 벤 버냉키 연준의장이 연단에 올라선다.전세계가 숨죽이고 버냉키의 입을 주목하는 순간이다. 연설 주제는 ‘미국경제의 단기, 그리고 장기 전망’이다.
최근의 미경제 더블딥과 유럽 위기를 논하면서도 동시에 장기적인 세계 경제의 회복 전략을 논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유럽이 남유럽 재정위기가 유로존 프랑스 이탈리아 은행권의 금융위기로 심화되고 미국의 더블딥 우려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과연 금융시장이 기대해온 3차 양적완화 조치를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QE3 언급은 힘들듯=지난해 잭슨홀 컨퍼런스에서 미국경제의 더블딥 우려에 직면한 버냉키는 QE2를 실시하겠다는 발언은 내놓았고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간 6000억달러를 풀었다.
이번에도 시장에서는 상반기 미국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하고 이달초 미국 실물경제의 지표가 악화되면서 QE3 가능성을 높게 쳐왔다. 이번주들어 S&P500 지수는 4%이상 올랐다. QE3 카드로 증시를 끌어올리는 이른바 ‘버냉키 풋’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5일 뉴욕증시에는 버냉키가 QE3 발언을 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소폭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1년전 이맘때와 비교해 더블딥 우려와 높은 실업률, 주택시장 침체 상황은 동일하지만 7월말 현재 근원물가가 1.8%로 연준 목표치(2%)까지높아졌고, 연준 이사회에서 부양책에 반대하는 이사가 지난해는 14명중 1명이었지만 올해는 3명이나 된다는 점에서 지난해보다 이번에는 버냉키가 QE3 발언을 하기 힘들것으로 점치고 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하지만 추가 부양책에 대해서 어떤 형태로든 언급해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차피 QE3를 내놓지 못한다면 크게 실망하지 않도록 뭔가 기대감을 이어갈 수있는 기약을 남길 것이란 전망이다 . 이미 금융시장이 QE3 기대감을 주식과 채권 가격에 반영한 터라 경기부양책 발언이 없으면 더 큰 폭락 장세를 몰고올 수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미언론들은 버냉키가 QE3 언급 대신 연준이 보유한 단기 국채를 장기국채로 전환해 시중 장기 금리를 낮추는 이른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를 시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있다.
이는 지난 1960년대에 효과를 본 정책이다. 미금융시장에서는 주초에 이런 전망으로 30년물 미국채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한편 시중 은행이 연준에 맡기는 예탁금에 대한 이자 0.25%를 0%로 낮추는 방안도 거론되고있다.
이럴 경우 은행들이 아무리 돈을 풀어도 대출할 곳이 없어 연준에 맡기고 이에따라 시중에는 연준이 QE를 해도 막상 돈이 돌지않는 이른바 ‘유동성 함정’ 현상이 개선될 수있다. 이 예탁금규모는 2조7500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연준에게 지금은 시중 유동성 문제보다 미정부및 주정부의 재정위기 폭탄이 터지는것을 저지하기위해 국채 사들이기가 더 시급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많다.
▶QE3 기대감 여전=한편 월가의 골드만 삭스는 버냉키의 잭슨 홀 연설과 관련 25일 보고서를 내고 연준이 1조달러의 QE3를 단행하면 미국의 경제(GDP)를 0.5% 부양하는 효과를 내줄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25일 UBS가 금융시장 펀드매니저 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0%가 잭슨홀에서 버냉키가 기존 초저금리 정책의 지속 방침을 설명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답했고, 18%는 연준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