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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리폴리 함락>3월 나토軍 전격개입 전세 역전…21일 ‘인어의 새벽’에 정권몰락
반군 자위야·브레가 등

전략요충지 잇달아 장악

보급로 차단 카다피 압박


트리폴리 시민도 반군 참여

관저 제외 전지역 함락


카다피 튀니지 망명 임박설

벤 알리도 축출돼 사면초가


리비아 반정부군이 카다피 정권의 마지막 보루인 수도 트리폴리를 사실상 함락하면서, 지난 2월 중순 제2도시 벵가지에서의 유혈사태로 촉발돼 반년 동안 이어진 내전이 막을 내리고 있다. 혁명 초기만 해도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민주화 열기로 곧바로 붕괴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반군이 조직화되지 않았고 카다피군이 정예부대를 앞세우면서 전황은 반군에 불리하게 돌아갔다. 그러나 지난 3월 나토군이 군사 개입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반전, 이후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다소 지지부진했던 전황은 지난주 반군이 자위야, 브레가 등 전략요충지를 차례로 장악하면서 중대 전환점을 맞았다. 반군은 총공세를 펼쳐 트리폴리로 이어지는 주요 보급로를 모두 차단해 카다피 정권의 숨통을 조였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결사항전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으나, 주요 외신들은 이미 전세는 기울었다고 평했다.

▶반군 트리폴리 접수… 카다피 아들들 생포=리비아 반군은 21일(이하 현지시간) ‘인어의 새벽’이란 작전 아래 맹공을 펼쳐 수도 트리폴리에 입성했다. 반군은 이날 밤 카다피의 관저인 바브 알 아지지야 요새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반군들이 트리폴리 시민의 환영을 받으며 녹색광장을 장악했다고 현지 특파원을 인용해 보도했다.

녹색광장은 내전 6개월 동안 카다피가 수차례 대중 연설을 하고 리비아 국기가 걸렸던 상징적인 곳이다. 시민은 이날부터 반군 측 삼색 깃발을 흔들며 반군 측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카다피의 아들들도 반군에 생포됐다. 리비아 반군은 카다피의 차남인 사이프 알 이슬람과 3남인 알사디가 반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사이프 알 이슬람은 카다피 권력을 승계할 후계자로 꼽혔던 인물이다. 카다피의 장남 모하메드도 반정부군에 항복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반군은 트리폴리 입성에 앞서 최정예부대 32여단 기지도 접수했다. 카다피의 5남 카미스가 이끌어 일명 ‘카미스 여단’으로 불리는 32여단은 실질적인 ‘정권수호군’ 역할을 해온 리비아의 최정예 부대다.

▶카다피는 망명준비?=반년 동안 이어진 내전은 지난주 전환점을 맞았다. 나토 공습 후 두어 달 동안 교착상태였던 전황은 반군이 전략요충지 자위야와 브레가 등을 장악한 후 튀니지와 트리폴리를 잇는 고속도로와 보급로를 모두 폐쇄하면서 급변했다.

카다피는 트리폴리가 사실상 함락되자 리비아 반군과 물밑협상을 벌이며 해외로 망명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다피는 반군에 사살되거나 생포되지 않는다면, 해외 망명과 국내 은신 중 하나를 택해야 하기 때문. 외신에 따르면 카다피는 가족과 함께 리비아를 떠나 튀니지로 망명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벤 알리 전 대통령은 재스민 혁명에 의해 이미 권좌에서 물러나 사우디아라비아로 도피한 상태여서 튀니지 정부가 카다피의 망명을 허용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리비아 내전은 지난 2월 중순 동부 벵가지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에서 촉발됐다. 2월 말 시위는 반정부세력이 장악한 서부지역에서 동부지역으로 확대됐고, 리비아 정부군도 전투기와 용병으로 시민들을 무차별 학살하면서 유혈사태로 번졌다. 유럽연합(EU) 등이 지난 3월 말 내전에 군사 개입했고, 미국 등 국제사회는 경제제재로 카다피 정권을 강하게 압박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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