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법인세 도입 등 유로존 위기 해소방안 일단 성과
전문가들“ 단기적 효과 불과”냉랭…뉴욕증시 하락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정상회담이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 궁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유로존 위기 대응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신(新)경제정부 창설, 공동 법인세 도입 등에 의견을 모았지만, 시장에서 기대를 모았던 유로본드 발행과 관련해서는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진전된 내용이 없는 회담이었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절반에도 못 미친 성과=양국 정상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갖고 유로존 공동경제위원회 창설 제안과 금융거래세 신설 추진 등을 골자로 하는 유로존 채무위기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두 정상은 이 위원회 의장으로 헤르만 반 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제안했으며, 유로존 17개 국가에 2012년 중반까지 균형예산을 헌법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유로존을 관리하는 진정한 단일 경제정부를 창설하는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메르켈 총리도 유로존 국가는 모두 헌법을 통해 균형예산을 소중히 다뤄야 한다면서 임시방편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공동 법인세 도입에 합의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두 정상이 이번 회동에서 내놓은 제의 가운데 가장 확고한 것이 두 나라 간 공동 법인세 도입을 추진키로 한 것이라면서 정상 합의에 따라 두 나라 재무장관이 세율을 포함해 2013년부터 공동 법인세를 발효시키는 계획을 내년 초 입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핵심이었던 유로본드 발행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만 확인하는 외에 어떤 합의도 도출해내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메르켈 총리는 “유로본드는 지금 이 시기에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유로존 채무 위기는 한방의 빅뱅 정책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유로존 지도자가 꾸준히 노력해 시장의 신뢰를 다시 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럽의 2분기 경제성장이 둔화한 것으로 발표된 가운데, 유로채권 발행이 무산됨에 따라 향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냉담한 시장 반응=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시장의 반응도 싸늘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별다른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금융전문지 가트먼레터의 데니스 가트먼 편집인은 CNBC방송에 출연해 “표면적으로는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물이 나왔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실망할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인터액티브브로커스그룹의 선임 시장분석가인 앤드루 윌킨슨도 “투자자는 이번 회담에서 유로존 채무위기와 관련해 큰 그림의 솔루션이 제시되기를 바랐지만 별다른 성과를 도출해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MF글로벌 애널리스트인 에드워드 미어는 “유로존 정상이 유럽 채무위기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시장에 숨통을 트이게 했다”면서 “그러나 이는 단기적인 효과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이날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76.97포인트(0.67%) 하락한 1만1405.9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보다 11.73포인트(0.97%) 내린 1192.76을 나타냈고, 나스닥지수는 31.75포인트(1.24%) 떨어진 2523.45에 장을 마감했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