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미국과 유럽, 브라질 등 전세계 주요 증시에 ‘검은 목요일’의 공포가 엄습하면서 주가가 연쇄적으로 4~6% 폭락, 사실상 공황(패닉)상태에 빠졌다.
최근 3일간 급락장세를 연출했던 한국시장도 이 영향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날 한국 금융시장에서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검은 금요일’이 나타날 수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
▶뉴욕 주가 4~5% 대폭락 ‘검은 목요일’=4일(현지시각) 뉴욕증시는 미국의 불투명한 경제상황과 유럽의 재정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누르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이날 발표된 미 고용지표도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키지 못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512.76포인트(4.31%) 폭락한 1만1383.6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60.27포인트(4.78%) 떨어진 1200.07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136.68포인트(5.08%) 내려간 2,556.39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시장에서 주가가 이처럼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에서는 부채한도 상한협상이 마무리되면서 연방정부의 디폴트 위기는 넘겼지만 향후 재정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한 재정지출 축소로 경기가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됐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여전해 앞으로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전주보다 1천명 줄어든 40만명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시장 예측치 40만5천명보다 적은 것으로, 고용시장이 일부나마 개선되고 있다는 뜻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폭락장세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유럽 증시 패닉상태=유럽 주요 증시도 세계 경제성장 둔화 우려와 역내 국가들의 재정우려로 3~4% 급락하면서 일부 패닉상태에 빠져드는 양상이었다.
4일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 100 지수는 3.20% 급락한 5405.68로 마감했고 독알 프랑크푸르트의 DAX 30 지수도 전일대비 3.52% 하락한 6406.95에 머물렀다. 프랑스 파리의 CAC 40 지수는 4.02% 폭락한 3316.12을 기록했다.
이날 유럽 증시 주가는 전일 급락에 따른 반등으로 출발했으나, 미국의 더블딥 우려와 유럽 재정 위기 우려에 하락세로 돌아선 후 줄곧 힘없이 밀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이 향후 경기회복 둔화 전망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거시경제 지표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누그러뜨리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때 신흥국으로 주목받던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Bovespa) 지수도 4일 6% 가까이 떨어지는 폭락세를 나타냈다. 보베스파 지수는 이날 개장과 함께 하락세로 출발해 속절없이 내림세를 이어가 전일대비 5.72% 떨어진 52,811포인트로 거래를 마치면서 나흘째 하락세를 계속했다.
▶국제유가 6% 가까이 급락=국제유가도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로 향후 유류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면서 폭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5.30달러(5.8%) 떨어진 배럴당 86.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낙폭은 5월 이래 최대이며, 종가 기준으로는 2월 중순 이후 최저치다. 유가는 최근 1년간 11% 올랐으나 이날 하락으로 올초 수준으로 돌아가게 됐다.
런던 ICE선물시장의 9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5.59달러(4.9%) 하락한 배럴당 107.64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투자자들의 자산투매 현상이 석유 수요 전망에 암운을 드리웠다. 이날 S&P 골드만삭스 원자재지수(GSCI)에 편입된 24개 상품 모두 가격이 떨어졌다. 천연가스는 4월 이래 처음으로 4달러 이하에서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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