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프랑의 초(超)강세가 이어지자 결국 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은 유동성을 확대하고 자국화폐인 스위스프랑의 이상 강세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3일(현지시간)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SNB는 이날 “3개월짜리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 금리를 가능한 0%에 가깝게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3개월짜리 리보 금리의 목표 범위를 0.00~0.75%에서 0.00~0.25%로 낮춘다”라고 밝혔다.
이어 SNB는 “향후 며칠 동안 외환시장에 스위스프랑의 공급을 크게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SNB의 유동성 공급량은 500억스위스프랑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SNB는 또 이후 추가적인 조치를 내놓을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SNB는 “외환시장의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며 필요시 스위스프랑의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SNB는 특히 스위스프랑 가치 상승이 스위스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데 우려감을 표시했다. SNB는 “스위스프랑의 가치는 지나치게 과대 평가돼 있으며, 이는 스위스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라며 “세계경제 회복 전망이 약화되면서 스위스 경제의 전망 역시 실질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위스프랑의 강세로 수출기업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FT는 일부 명품 제조업체들의 경우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중산층에게서 인기를 모으면서 환율에 상관없이 좋은 실적을 올렸지만, 가격에 민감한 상품과 서비스의 경우에는 스위스프랑 가치 상승으로 환경이 열악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SNB의 금리인하 발표 이후 외환시장에서 스위스프랑은 약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일 스위스프랑의 달러 및 유로 대비 환율은 1% 넘게 올랐다.
◆스위스프랑 왜 올랐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채무위기가 지속되고 세계 경제 회복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 스위스프랑에 투자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로 인해 스위스프랑은 최근 몇 달 동안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왔다. 전일(2일)에는 스위스프랑이 일일 절상폭이 3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블룸버그가 주요 10개국의 통화를 기준으로 집계한 환율지수(correlation-weighted currency index)에 따르면 스위스 프랑의 일일 절상폭은 3.4%로, 1975년 1월 이후 최고였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