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에다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뉴욕증시의 다우지수 1만2000선이 붕괴되고 유럽과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보이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미 연방정부의 부채 문제는 세계경제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가 표면에 드러난 것으로 향후 미국의 세계경제 패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금융불안이 미국 패권의 약화로 이어지는 대규모 지각변동의 신호탄이 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65.87포인트(2.19%) 급락한 1만1866.6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다우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 1만2000선 아래로 내려가면서 시장의 불안심리가 증폭됐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2.89포인트(2.56%) 내려간 1254.05를,나스닥 종합지수는 75.37포인트(2.75%) 하락한 2669.24에 머물렀다.
미국 상원은 이날 연방정부 부채상한을 최소 2조1000억달러 증액하는 내용의 부채타결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74표, 반대 26표로 통과시켰다. 이 타결안은 전일 하원에서도 통과됐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 법안이 백악관으로 넘어온 즉시 서명 작업을 완료함으로써 부채상한 증액 법제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미국의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의 고비를 넘겼지만,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여전한데다 앞으로 연방정부가 재정 감축을 실행할 경우 미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로 시장에서의 투자심리는 얼어붙었다.
이날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미국 정부의 부채 한도 증액 협상이 타결됐지만 국가 신용 등급 하락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부채 상한을 늘리기로 한 합의는 중요한 진전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미국이 국가 신용 등급 AAA를 유지하려면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한 확실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치는 이달 말께 미국의 신용등급을 조정할 예정이다.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6월 소비지출이 전월 대비 0.2% 줄어 지난 2009년 9월 이후 첫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0.1%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정반대 결과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재정감축으로 경기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미국의 세계경제 주도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유럽증시도 미국 경기 둔화와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우려 등 세계 경기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영국 런던 증권거래소의 FTSE 100 지수는 0.97% 내린 5718.39,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2.26% 내린 6796.75,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82% 하락한 3,522.79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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