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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풀꺾인 인플레…신흥국 ‘긴축 고삐’ 풀까
인도네시아·한국·中 등

소비자물가지수 소폭 하락


식품·에너지가격 진정세

각국 통화가치 상승도 한몫



이머징 마켓을 덮쳤던 인플레이션 공포가 서서히 걷히는 분위기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외신은 이머징 마켓의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98% 기록하며 4월 6.16% 상승에 비해 떨어졌다.

한국도 4월 CPI 상승률이 4.2% 기록하며 전달 4.7%보다 둔화됐다. 중국도 3월 CPI 상승률이 5.4% 기록했으나 4월에는 5.3%로 소폭 하락했다.

반대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곳도 있다. 홍콩의 4월 CPI 상승률은 전달보다 0.2%포인트 상승한 4.6%를 기록했다. 태국도 4월 3.27%에서 5월 4.19%로 CPI 상승률이 상승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그동안 이머징 마켓의 인플레이션을 주도했던 식품과 에너지 가격이 진정세를 나타내고 있어 이들 국가의 인플레이션 압력도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5월 초까지 배럴당 110∼120달러 사이를 오가던 국제유가는 현재 10% 이상 하락하며 100달러 선을 기록하고 있다. 치솟던 식품 가격도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7일 유엔(UN) 식량농업기구(FAO)의 발표에 따르면, FAO 식품가격지수는 5월 232포인트를 기록하며 전달보다 소폭 내려갔다.

이 밖에 최근 달러 대비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상승 한 것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국 통화의 강세로 수입 물가가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을 해소하는 데 일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면서 이머징 국가들의 잇달았던 금리인상 조치도 주춤하고 있다.

노무라증권(홍콩) 아시아(일본 제외)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수바라만은 “(이머징국가의) 중앙은행들이 쉽사리 금리인상 조치를 내놓고 있다”면서 “금리가 더 올라야 한다고 확신했던 한달 전 태도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현행 6.75%로 유지한다고 밝힌 데서도 나타난다. 인도네시아 은행은 물가상승률이 둔화되어 금리를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최근 1년 새 9차례나 금리인상을 단행한 인도도 분위기를 바꿀 전망이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싱가포르 지점의 아시아 전문 이코노미스트 산자이 마더는 “인도의 긴축 써클이 이제 마무리 단계에 왔다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이머징국가의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들 국각의 인플레이션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더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프레드릭 뉴먼 HSBC은행 아태지역 리서치 공동대표는 “현재 인플레이션 완화되기는 했다”면서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이머징국가들에게 장기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물가 상승 압력은 아시아의 고민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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