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은 장출혈성 대장균(EHEC) 질환의 주범으로 독일 부북에서 재배된 새싹들이 지목됐다. 5일 독일 북부 니더작센 주 농업부의 게르트 린더만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함부르크와 하노버 사이에 있는 윌첸 지역의 한 유기농 업체가 생산한 새싹이 오염원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린더만 장관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초기 조사 결과, 이 농장에서 생산된 새싹들이 박테리아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수시간 동안 드러난 징후들도 모두 이 농장을 지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업체에서 생산된 강낭콩, 완두콩, 녹두, 병아리콩, 렌즈콩, 팥, 브로콜리, 무, 상추, 호로파, 자주개자리 등 18종의 싹이 의심을 받고 있다며, 최종 검사 결과가 나오는 7일까지 이 새싹들을 섭취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새싹은 샐러드의 주재료다.
EHEC 질환의 진원지인 함부르크에서 남쪽으로 약 80㎞ 떨어진 이 농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함부르크, 슐레스비히-홀슈타인, 메클렌부르크-포어폼메른, 헤센, 니더작센 등 5개 주에서 식료품 도매상 등을 통해 식당들에 공급됐다. 이 농장의 직원 중 2명은 설사 증세를 보였고 이 중 1명은 EHEC 감염이 확인됐다.
린더만 장관은 다른 오염원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오이, 토마토, 양상추 등 채소를 섭취하지 말라는 기존의 권고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독일 주간지 벨트 암 존탁은 EHEC가 바이오가스 공장에서 확산했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오가스 발효 과정에서 새로운 박테리아가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인 베른 쇼트도르프 씨는 “박테리아들은 서로 교배하고 융합한다”며 “그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아직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독일 보건당국은 유럽 EHEC 사망자가 3명 늘어나 22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EHEC는 독일, 스페인, 영국 등 최소 9개 유럽 국가들로 확산된 상태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